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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심장연구소 앤드류 코츠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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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심장연구소 앤드류 코츠 CEO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10.0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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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환자, SGLT-2 억제제 접근성 개선 시급

[의약뉴스]

 

We just call it 'SGLT-2 inhibitor'

전세계적인 고령화로 만성질환으로 인한 질병 부담이 커져가는 가운데 최근에는 조기 개입과 더불어 심장-신장-대사 질환 통합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심장과 신장(콩팥), 대사질환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으며, 보다 조기에 위험인자를 강력하게 조절해야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다양한 옵션을 통해 LDL과 혈압, 혈당 등 주요 위험 요인을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는 대사질환과 달리 심장 및 신장 질환에서는 질병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다.

이로인해 통합 관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만성질환 관리의 초점은 대부분 대사질환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 가운데 처음 당뇨병 치료제로 등장한 SGLT-2 억제제들이 연이어 심장과 신장, 대사질환의 영역을 허물며 통합관리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혈당 강하효과는 물론, 체중, 혈압, LDL 강하 효과까지 대사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돼 당뇨병 치료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심부전 및 신부전 환자에서도 재발 및 사망의 위험을 낮추며 심장-신장-대사질환 통합 관리에 있어 최적의 백본(Back-bone)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유럽심장학회(ESC)는 최근 심부전 지침을 개정, 박출률이나 동반질환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심부전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를 가장 높은 등급으로 권고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심혈관질환 진료지침에서는 당뇨병이 진단된 경우 심혈관질환을, 심혈관질환이 진단된 경우 당뇨병을 검사하도록 하고, 두 가지 질환을 동반한 경우 SGLT-2 억제제를 가장 높은 등급으로 권고했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영국 심부전학회 설립자이자 현(現) 호주 심장연구소 CEO인 앤드류 코츠 박사를 만나 SGLT-2 억제제의 가치를 조명했다.

 

▲ SGLT-2 억제제가 심장-신장-대사질환 통합 관리에 있어 최적의 백본(Back-bone)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영국 심부전학회 설립자이자 현(現) 호주 심장연구소 CEO인 앤드류 코츠 박사를 만나 SGLT-2 억제제의 가치를 조명했다.
▲ SGLT-2 억제제가 심장-신장-대사질환 통합 관리에 있어 최적의 백본(Back-bone)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영국 심부전학회 설립자이자 현(現) 호주 심장연구소 CEO인 앤드류 코츠 박사를 만나 SGLT-2 억제제의 가치를 조명했다.


◇치료 포기했던 심부전, 급속한 고령화로 가파르게 증가
전세계 심장학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심부전이 고령화 시대 심각한 보건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심부전은 생존율이 극히 낮은 일부 암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암보다 사망의 위험이 더 높을 뿐 아니라 급속한 고령화고 유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례로 미국의 경우 2010년에서 2030년 사이 심부전 환자가 약 4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심부전의 보통유병률이 2002년 0.77%에서 2018년 2.24%로 3배가 늘었다.

앤드류 코츠 박사는 “심부전은 주로 고령 환자에서 발생하고, 고령화는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호주 역시 한국 등 대부분의 선진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호주의 심부전 유병률은 현재 성인 인구의 1~2% 정도인데,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21세기 들어 이처럼 심부전 대란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학계에서도 심부전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심부전을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 중 하나로 여겼고, 진단된다 하더라도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었던 터라 학계에서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이 가운데 앤드류 코츠 박사는 선도적으로 심부전 연구에 매진, 2000년 영국에서 심부전학회를 설립했다.

우리나라 역시 2003년에야 대한심장학회 산하 연구회 중 하나로 대한심부전연구회가 결성됐고, 2018년 정식 학회로 발돋움했다.

이처럼 학계에서 조차 심부전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코츠 박사는 “지금은 심부전에도 다른 질환처럼 치료제가 존재하고, 고령화로 인해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심부전 치료 옵션이 전무해 대부분의 의료진들이 포기를 하는 질환일 정도로 인식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40년 전 영국에서 최초로 심부전을 연구한 소수의 전문의 중 한 명일 정도로, 심부전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영국에서 학회 설립이 비교적 최근에 이뤄진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자디앙, EMPEROR 시리즈 통해 박출률 모든 범위의 심부전에서 일관된 효능 확인
21세기 들어 심부전의 위험이 현실화하고 연구자들이 늘어나면서 주로 의료기기에 의존했던 치료 옵션도 하나둘 늘어났다.

그러나 늘어나는 치료 옵션 중에서도 사각지대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전 세대를 뛰어넘는 치료제들이 등장했어도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가치가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른바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에 제한되어 있었던 것.

심부전 치료제의 임상 연구 목표를 심부전 재발(재입원) 또는 사망 감소 효과로 설정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건강한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에서는 통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의 개선은 이루어내지 못한 것.

코츠 박사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 통계적으로 차이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이유에 해대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의 경우, 심장의 크기가 상당히 커져 있고, 신경 호르몬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라 이 호르몬을 차단하거나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약제를 사용하면 치료할 수 있다”면서 “반면,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는 상대적으로 심장이 커지기보다는 뻣뻣한 상태로, 신경 호르몬 활성화도 덜 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는 폐질환이나 혈압 문제 등 다른 기저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라며 “이렇다 보니 이들은 심부전을 치료하면서도 여러 기저질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런 옵션은 없었던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급증하고 있는 심부전의 사회ㆍ경제적 부담과, 실제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고려해 평가 지표를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코츠 박사는 “(심부전 치료제의) 평가 지표에 대해서는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다”면서 “심부전 환자들이 질환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상당히 지장을 겪고 있고, 삶의 질도 저하되기 때문에 다른 질환처럼 이러한 요소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심부전은 사망 위험 높고, 긴급한 입원을 많이 초래하는 만큼, 이 두 가지는 환자와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지표”라며 “이에 따른 의료비 지출도 상당한 편이라 이 두 가지 지표를 보다 집중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조금이라도 심부전 치료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환자들을 찾아내 질병 부담을 덜고자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일부 임상 연구에서 전체 박출률 보존 심부전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지만, 하위 분석을 통해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박출률이 저하된,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 환자에서는 치료제로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된 것.

실제로 유럽심장학회는 지난 2021년 연례학술회의(ESC Congress 2021)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한 심부전 가이드라인을 공포했다.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을 구분, ARNI 등 가용한 치료 옵션을 제시한 것.

그러나 박출률 보존 심부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 사망률과 질병률을 설득력 있게 감소시킨 치료법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명시, 심부전 치료의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이 문구의 유효기간은 반나절도 되지 않았다. 불과 8시간 후 같은 장소에서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을 아우르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에서 일관된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보한 EMPEROR-Preserved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

EMPEROR-Preserved는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을 포함,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3상 임상으로, 이 연구에서 자디앙은 당뇨병 유무에 상관없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위험을 위약보다 21%(HR=0.79, P=0.0003) 줄였다.

이에 앞서 자디앙은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3상 임상, EMPEROR-Reduced 연구에서도 위약군과 비교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위험을 25%(HR=0.75) 줄인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이 두 건의 연구를 통해 자디앙은 박출률에 무관하게 위약대비 일관된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보한 최초의 심부전 치료제로 등극했다.

코츠 박사는 “EMPEROR 연구는 심부전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1980년대 초반에는 이뇨제를 제외하고 심부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마땅치 않았으며, EMPEROR 연구 발표 전 15년 정도의 기간은 심부전 치료 영역에서 이렇다 할 만한 치료제가 없을 정도로 정체기였는데, EMPEROR 연구로 심부전 치료 전략을 개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자디앙이 박출률 보존 심부전이라는 전인미답의 영역을 정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아직까지 SGLT-2 억제제의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심부전 외에도 광범위한 치료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부분이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도 자디앙의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평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당뇨병 치료제로 시작된 자디앙과 포시가 등 SLGT-2 억제제가 연이어 심혈관질환 예방에 이점을 보여주면서 당뇨병 동반 심혈관질환 또는 심혈관질환 동반 당뇨병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등장했다.

약제에 따라서는 당뇨병 환자 중에서, 반대로 심혈관질환 환자 중에서도 추가로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개념이 반영된 것.

코츠 박사는 “과거에는 2형당뇨병 치료에서 혈당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치료 과정에서 오히려 심혈관계 질환을 악화시키는 약제들이 사용이 돼 이에 따른 문제가 나타났다”면서 “이로 인해 2형당뇨병 치료에서 혈당 조절보다 중요한 것은 2형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형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일부는 혈당을 낮추지만, 심부전의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면서 “SGLT-2 억제제는 오히려 이 위험을 낮춰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큰 이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현재는 약제의 혈당 강하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더라도, 합병증 예방 혜택이 크다면 더 바람직한 약제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진료 방향이나 환자 교육에 있어서도 합병증 예방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코츠 박사는 “EMPEROR 연구는 심부전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EMPEROR 연구로 심부전 치료 전략을 개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코츠 박사는 “EMPEROR 연구는 심부전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EMPEROR 연구로 심부전 치료 전략을 개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MPEROR, 심부전 가이드라인 재정 재촉...호주에서는 급여 진입
유럽심장학회는 2021년 가이드라인에 ‘현재까지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 사망률과 질병률을 설득력 있게 감소시킨 치료법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명시하면서도, 불과 몇 시간 후 이를 무력화할 연구 결과가 발표될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기 위해 연구 결과들을 취합하기까지 EMPEROR-Preserved 연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던 터라, 이 연구의 내용은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수 없었다.

그만큼 심부전 영역에서 패러다임을 전환할 새로운 연구 결과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후로도 자디앙은 EMPEROR-Reduced 및 EMPEROR-Preserved 연구의 사후분석을 통해 다양한 환자에서 일관된 이득을 재확인하며 가치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또 다른 SGLT-2 억제제인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같은 결의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고 있어 진료지침이 따라가기도 벅찬 상황이다.

실제로 유럽심장학회는 진료지침 개정 시점이 어긋나 EMPEROR-Preserved 연구 결과를 반영하지 못했지만, 미국심장학회(ACC)는 곧바로 이 연구 결과를 반영해 Class2로 권고했고,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나라는 Class1으로 권고, 가장 적극적으로 진료지침을 개정했다.

뒤이어 유럽심장학회는 올해 진료지침을 다시 개정하면서 박출률 보존 심부전 치료에 SGLT-2 억제제를 권고했고, 호주는 전문가 합의문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반영했다.

코츠 박사는 “그간 심부전 치료 가이드라인은 4-5년 주기로 개정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임상이 과거에 비해 신속하게 진행되고 발표되다 보니 근거가 쌓이는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어, 임상 현장에 있는 의료진들에게 최신의 치료 정보를 업데이트해 제공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가이드라인 발표 전 합의문을 먼저 내놓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호주에서는 SGLT-2 억제제의 연구 결과들을 반영, 심부전 치료에도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코츠 박사는 “호주에서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서 자디앙과 포사가가 적응증을 획득한 후 1~2년 내에 급여를 적용했다”면서 “현재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게도 급여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 머지않아 박출률에 상관없이 활발한 처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에서도 급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부전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경제적 손실이 상당한 질환이기 때문에, 효과가 명확하게 확인된 약제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급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출률 감소 심부전뿐 아니라 보존 심부전 환자 모두 신속하게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코츠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은 고려할 수 있는 다른 치료 옵션이 있는 반면,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는 대안 약제 자체가 없기 때문에 급여가 더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박출률 감소 심부전이 더 중증이고, 사망률도 높으며, 젊은 환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쪽 모두 급여가 시급하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주에서도 급여가 적용된 것이 비교적 최근이라 아직 리얼월드 데이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급여가 되자마자 바로 활발하게 처방이 이뤄지고 있고, 치료 효과도 꽤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호주에서는 SGLT-2 억제제를 심부전 예방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코츠 박사는 “SGLT-2억제제는 현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은 2형당뇨병환자에서  심부전 입원 위험 감소 및 심혈관계 사망률 감소 효과를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호주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부전 예방을 위해 SGLT-2 억제제를 권고하고 있다”면서 “다만, 고지혈증, 고혈압,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이 높은 환자 등 좀 더 광범위한 환자에 대해 예방을 허용하는 것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 코츠 박사는 “심부전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경제적 손실이 상당한 질환이기 때문에, 효과가 명확하게 확인된 약제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급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코츠 박사는 “심부전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경제적 손실이 상당한 질환이기 때문에, 효과가 명확하게 확인된 약제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급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심장-신장-대사질환 영역 허문 SGLT-2 억제제, We just call it 'SGLT-2 inhibitor’
당뇨병을 넘어 심장질환(심부전)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한 SGLT-2 억제제는 사실상 치료제가 전무했던 만성콩팥병 분야에서도 성과를 도출, 다시 한 번 질환의 경계를 넘어서며 신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달했다.

실례로 자디앙은 8개국 241개 기관에서 6609명의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3상 임상, EMPA-KIDNEY를 통해 당뇨병, 심부전 치료제에 이어 만성콩팥병치료제로 등극했다.

사구체여과율(eGFR) 20ml/min/1.73m2 이상 45ml/min/1.73m2 미만, 또는 45ml/min/1.73m2 이상 90ml/min/1.73m2 미만이면서 알부민-크레아티틴 비율이 200 이상인 만성 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 연구에서 자디앙은 심활관계 사망 또는 첫 번째 신장 질환 진행의 위험을 위약보다 28% 줄였다.(HR=0.72, P<0.001)

이제 SGLT-2 억제제를 특정 질환의 치료제가 아니라 SGLT-2 억제제, 그 자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평가다.

코츠 박사는 “기존에는 2형당뇨병 치료제였지만, 만성심부전에 이어 만성콩팥병 치료제로 확장되고 있어 의료진들조차 명확하게 정의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자디앙처럼 2형당뇨병, 만성심부전, 만성콩팥병 등 세 분야에서 치료 효과가 확인된 약제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현재는 그냥 SGLT-2 억제제라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코츠 박사는 SGLT-2 억제제가 이미 심부전과 신부전, 당뇨병 등 3가지 영역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했지만, 앞으로도 기대할 수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디앙 등 SGLT-2 억제제가 2형당뇨병과 만성심부전, 만성콩팥병에서 효과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라며 “이것만으로도 기존의 어떠한 계열보다 더 다양한 효과를 입증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현재 자디앙은 급성심근경색환자를 대상으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모든 사망 위험 감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EMPACT-MI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외의 분야에서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추정 단계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아직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심혈관계 질환이 없는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흡연자 등 고위험군에서의 예방 효과에 대해서도 조금 기대를 해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 주요 가이드라인은 만성심부전 및 만성콩팥병 분야에서 확인된 SGLT-2 억제제의 긍정적인 데이터를 계열 전체로 확장하지 않고 자디앙과 포시가로 제한해 설명하고 있다.

코츠 박사 역시 이들이 쌓은 데이터를 SGLT-2 억제제 전체로 확대 해석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일단 자디앙과 포시가, 두 약제는 거의 유사한 것으로 보이고 있지만, 전체 SGLT-2 억제제에 대한 평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의료진들은 두 약제가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굳이 좀 더 자세하게 평가하자면, 자디앙은 2형당뇨병에서 좀 더 유의한 혜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는 둘 다 유사한 혜택을 보였으며, 포시가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에서 약간 더 좋은 결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러한 결과는 임상시험의 설계나 우연에 의한 차이일 것으로 보이며, 두 약제는 거의 유사하다고 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SGLT-2 억제제의 계열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데이터가 없어 명확하게 답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 이유로 “보통 같은 계열 내에서 2가지 이상의 약물이 특정 효과를 보이고, 나머지 약제들도 적절한 규모의 임상 연구에서 효과 입증에 실패만 하지 않는다면 계열 효과로 보는 편”이라며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사례가 ARB 제제와 베타차단제로, ARB 제제는 계열 효과로 보는 반면, 베타차단제는 효과가 확인된 일부 성분만 권고하는데, 이처럼 치료제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SGLT-2 억제제에 대해서는 연구 및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GLT-2 억제제, 이해(利害)를 잘 설명하며 처방을 결정해야
SGLT-2 억제제가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입증한 다방면에서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임상 현장에서 처방하기에 몇 가지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실례로 SGLT-2 억제제가 제공하는 이점 가운데 하나인 체중감소 효과는 오히려 노인에서 쇠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SGLT-2 억제제의 이뇨작용으로 인해 빈뇨와 요로감염 가능성에 처방을 주저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코츠 박사는 “한국의 의료진들을 만나보니 호주나 영국의 의료진과 비슷한 걱정거리를 갖고 있었다”고 전제했다.

이어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등 여러 질환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라는 점을 환자들에게 알리는 것에 대한 필요성과 진료과별로 SGLT-2 억제제를 처방하는 환자의 특성 차이에서 오는 이상반응에 대한 관점 차이를 해소하는 것이 주요 고민이었다”면서 “특히 한국과 일본은 호주, 영국과 비교했을 때 좀 더 고령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보니 SGLT-2 억제제 사용 시 체중감소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일본에서는 EMPA-Elderly 연구를 진행, 65세 이상의 노인 2형당뇨병 환자에서 자디앙이 혈당강하 및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지만, 근육량에는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이 같은 우려를 불식했다.

이와 관련, 코츠 박사는 “환자에게 이 약이 필요한 이유와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며 환자와 함께 처방을 결정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실례로 “SGLT-2 억제제의 요로감염 문제는 환자가 위생 관리로 대처 가능하고 이 문제를 충분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처방하지만, 환자들이 이를 대처하기 어려워하거나, 우려한다면 다른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즉, 약제의 사용 목적과 사용 중에 동반될 수 있는 어려움을 잘 인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의료진이 충분한 안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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