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필수의료 부족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한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대해 ‘처음부터 잘못된 구조로 시작됐고, 이를 방치한 결과, 문제가 더욱 커졌다’고 지적하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대를 졸업해 국가 공공병원에 근무해야만 진료할 수 있는 ‘사관학교형 의대’가 제도화돼야 한다는 제안이다.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예방의학교실 윤인모 교수는 최근 ‘의대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신간을 출간했다.
윤 교수의 책은 ▲사회-성형외과 진료실의 고민 ▲고객-아! 눈높이 맞추기 어렵네 ▲철학-우리 병원 존재 이유 ▲성형외과-성형외과 사용법 ▲직원-고객 그 이상 ▲미래-의대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등 각 6장과 제언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윤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의 문제점으로 ‘처음부터 구조가 잘못됐고, 이를 50년간 방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대 의료제도의 시작점인 1900년 전후의 유럽 제도의 정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와 유럽의 가장 명확한 의료제도 구조적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며 “유럽은 초기부터 공공과 민간의 두 가지 시스템을 분리, 제도를 출발시켰는데, 이는 산업혁명으로 인한 재원조달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돈이 부족한 관계로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뭉뚱그려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국은 안정적인 모델로 출발했어도 시대와 상황에 맞게 제공 방법을 혁신했다. 진료에 빗대면 내과적 치료를 하다 안 되니 외과적인 구조적 혁신도 진행한 것”이라며 “치열한 개선의 결과, 의료비와 건강지표 모두 잘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잘못된 구조임에도 우리나라 의료가 버틴 것처럼 보이는 것은 국가가 번 돈(GDP 성장률)이 쓸 돈(의료비 증가율)보다 많았기 때문으로, 이 시기에는 정치적 부담을 지면서 잘 운영되는 것처럼 포장만 하면 됐다”며 “현재는 의료비 증가율이 6~7%지만 국가 GDP 성장률은 2%도 안 되는 상황으로, 이런 기간이 10년 정도 누적되니 OECD 주요국 평균보다 의료비가 높아지면서 부실한 생태계가 경고음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윤 교수는 ‘사관학교형 의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정부가 국가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는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첫 번째는 정부 지원 대학, 두 번째는 학교를 나와서 일정 정도 이상 활동을 해야 하는 의무가 주어지는 학교”라며 “세 번째는 학교를 나와서 정부기관에 일을 해야 업무를 할 수 있는 경우로, 현재 우리나라 의대에 필요한 학제는 사관학교형 의대”라고 말했다.
이어 “의대를 졸업해서 국가 공공병원에 근무를 해야 의사로서 진료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이들이 중간에 공무원 신분이 중지가 되면 진료가 불가능해야 하고, 이들을 필수의료에 배치해 공공의료의 생태계를 점차적으로 만들어 갈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이를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으로 먼저 현 의대정원 중 일부를 할애해 사관학교형 의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효과가 적은 의대설립 증원 논리보단, 현재 정원에서 500~700명 정도 정원을 할애해 시작해야 한다. 이는 민간의료에서도 필수의료가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숫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관학교답게 공무원 신분 아니면 의사활동 할 수 없도록 면허증을 포함, 진료 자격을 제안해야 한다”며 “교육은 현재 교육시스템에 위탁하면, 특별히 의대를 만들지 않아도 교육은 현재 시스템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민간 의대 입학전형이 아닌, 시험과 내신 외의 입시조건을 다 제외해 입학전형을 단순히 하고, 수도권을 제외한 각 지역 지자체가 선발해 위탁교육을 보내고, 이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은 지자체에서 상당부분 지원해야 한다는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예방의학교실 윤인모 교수는 “사관학교형 의대를 제도화하면 필수의료 관련 의사가 부족한 사태를 막을 수 있고, 의료의 본질이 다시 강화되지만, 국민들은 의료기관 이용횟수가 줄어드는 불편함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해당 제도는 의사들도 반대하지 않을 거라고 보는데, 진화된 제도가 자리잡을 때까지 현 체제가 유지되며, 대형병원도 필수의료과가 운영되면서, 의료 생태계가 좀 더 나아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해당 제도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의사를 압박해 의료시스템을 정부 의존이 심하도록 바꾸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사관학교형 의대가 제도화되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다만, 제도 시행 후 처음 입학하는 사람이 진료현장에 투입될 때까지 현재 필수의료 인력과 협력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