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밭두렁, 산기슭 어디든 발에 챈다.
흔하다고 해서 얕잡아 보라는 말 아니다.
가을의 여뀌는 해나 물이나 공기와 같은 존재다.
녀석이 없는 들판은 단풍 없는 지리산이다.
화려한 붉은 빛이 작은 바람과 잘 노닌다.
좁쌀 꽃이 줄 위의 어릿광대처럼 춤을 춘다.
부는 대로 흔들리는 대로 그렇게.
이 들풀은 나물 반찬으로도 손색없다.
그러나 호기심에 녀석을 꺾어 혀 안에 넣으면 곤란하다.
매운맛을 일부러 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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