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여물었습니다.
가을날의 햇빛이 충분치 않은데도요.
조금 급했나 봅니다.
태풍이나 긴 장마를 염려했겠지요.
대파의 마음은 그런 것입니다.
미리미리 준비한 것은
내년을 기약하기 위함이죠.
검게 잘 익은 것은 훑었습니다.
그것이 대파에 대한 보답이라는 것을 알죠.
잘 보관했다가 봄에 파종해야 합니다.
‘파송송 계란탁’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요.
대파는 쓰임새가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식욕을 참아야죠.
질겨서 맛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겨울을 이겨내야죠.
진정한 맛은 꽃피기 전에 올라옵니다.
대파는 인생을 닮았어요.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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