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지침 어기고 환자 병실에 위험한 약품 방치한 죄 무거워”
울산지방법원은 치매 환자의 병실에 유독성이 있는 피부병 치료제를 보관, 환자가 마시고 사망에 이르게 한 간호사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 2017년 7월 간호사 A씨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에 피부병과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 B 씨가 입원했다. 간호사 A씨는 보호자로부터 피부병 치료제인 린단 로션과 라벨리아 로션을 전달받았다.
피부병 치료제인 린단 로션은 신경독을 포함하고 있어 음용시 신경계통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약품으로, 간호사 A씨는 의약품 보관실에 피부병 치료제를 보관해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A씨는 환자 B씨의 병실에 피부병 치료제를 방치했다. 이후 치매를 앓고 있던 B씨는 백색인 린단 로션을 음료수로 착각해 마셨고, 약물중독으로 사망했다. 이에 검찰은 간호사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간호사 A 씨가 치매 환자인 B 씨에 대해 조금 더 세심한 주의와 높은 수준의 의무를 다했어야 함에도 위험한 약품을 방치해 피해자가 사망하게 한 것은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또한, 간호사 A씨가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크고, 유족과 합의 이르거나 손해배상 등의 피해회복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 유족 측이 처벌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을 고려해 금고 6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간호사 A씨가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환자 B씨의 보호자의 항의로 경황이 없는 상황 속에서 린단 로션을 방치하게 된 점, 사건 발생 후 나름대로 수습을 위해 노력한 점,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가 건실해 보이는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