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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전문가평가제...의협, 손에 피 묻히는 걸 두려워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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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전문가평가제...의협, 손에 피 묻히는 걸 두려워마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6.02 0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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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프레스센터에 모였다. 수 십 년간 의료계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의사에 대한 자율징계권, 이를 위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위한 자리였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의협의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은 어느 지점까지 왔을까? 과연 이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의사에 대한 자율징계권은 확보될 수 있을까?

의사 회원에 대한 자율징계권 확보, 궁극적으로 의협 산하에 면허관리국을 만드는 것은 의료계의 오랜 숙원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몇 가지 전제조건이 성립돼야한다.

바로 ‘신속’과 ‘철저함’이다.

현 제도권에서 의사 면허에 대한 관리는 보건복지부가, 의사의 비위행위에 대한 처벌은 사법부가 맡아서 하고 있다. 의협과 의료계의 궁극적인 목적인 자율징계권을 확보하려면 복지부에 있는 면허 관리권과 사법부에 있는 처벌 권한이 전부 의협으로 귀속돼야한다.

의협이 면허 관리권과 의사에 대한 처벌 권한을 보유하려면 이 두 권한을 현재 보유하고 있는 복지부와 사법부보다 ‘훨씬 일 처리를 잘한다’는 걸 증명해야한다. 

처벌 권한도, 조사 권한도 없는 현재의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에서 의협이 할 수 있는게 뭐냐는 의문이 떠오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시 묻고 싶다. 현재 존재하고 있는 제도를 왜 이용하지 않느냐는 거다. 

의사의 비위행위를 의사가 조사하고, 이 모든 조사 내용은 면허권을 가지고 있는 복지부, 처벌권을 가지고 있는 수사당국이나 법원과 공유해, 의사 스스로 자정능력이 있다는 걸 정부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게 증명해야한다. 

비위행위를 저지른 회원을 조사해 이를 정부에 알려 철저한 처벌을 요구해야하고, 수사당국이 전문가평가단에서 조사한 내용을 요구했을 때 주저함이 있어선 안 된다.

의협이 산하에 설치하고 싶은 면허관리국을, 단순히 ‘회원을 보호’하기 위한 기관 정도로 이해해선 곤란하다. 면허관리국은 ‘전문가로서 품위를 지키지 않은 이에 대한 철저한 처벌로 남은 선량한 회원을 보호’하는 기관으로 이해해야한다.

잘못을 저지른 회원을 철저히 처벌하는, 손에 피를 묻히는 걸 두려워 한다면 남은 회원을 보호하는 일은 물론, 의협이 꿈꾸는 자율징계권은 저 먼 발치에서 다가오지 않을 게 분명하다.

복지부와 사법부보다 빠르게, 비위행위를 저지른 회원에 대해 단호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의협의 면허관리국 설치는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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