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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3 15:38 (화)
이별한 행운목과 다시 만난 새해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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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한 행운목과 다시 만난 새해 어느 날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20.01.03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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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운차게 싹이 올라 오고 있다.
▲ 기운차게 싹이 올라 오고 있다.
▲ 몸통을 보면 고목의 위엄이 보인다.
▲ 몸통을 보면 고목의 위엄이 보인다.
▲ 어느 상태인지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뒤집어 놓았다.
▲ 어느 상태인지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뒤집어 놓았다.
▲ 녀석을 자를 때 심란했었다.
▲ 녀석을 자를 때 심란했었다.

10년을 넘게 키웠습니다.

수년 전에 어느 식물 전문가가 보더니 꽃이 필 거라고 예언을 하더군요.

기분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이름도 상쾌한 행운목이 꽃까지 핀다니 당장 로또 판매점으로 달려갈 채비를 했지요.

그런데 어인 일인지 꽃은 피지 않고 잎만 무성하게 올라갔습니다.

닦아주고 쳐다보고 미소지으면서 애간장을 태우던 어느 날 시들기 시작하더군요.

백약이 무용이었습니다.

꽃은커녕 줄기까지 죽어 결국 베고 말았죠.

슬프다는 말을 굳이 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마음 반려식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테니까요.

애처로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른 식물을 심으려고 덩치를 들어냈습니다.

그랬더니 아뿔싸, 살아 있더군요.

백색의 하얀 뿌리가 아주 싱싱했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가슴 복판에서 솟아났어요.

다시 정성껏 심었습니다.

이번에는 자주 쳐다보는 대신 무관심한 듯 기다렸지요.

그리고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그러니까, 경자년 새해 다음날(2일) 피어난 새싹을 발견했습니다.( 그 전날 행운목 검색을 열심히 했어요. 사실은 꽃구경 이지만요.)

하나가 아니고 두 개입니다.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 뒤쪽의 흙도 두툼하게 올라와 적어도 세 개의 싹이 트고 있어요.

한 23년쯤 후에는 그 싹이 자라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런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죠.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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