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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공단, 진료비 지급 거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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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공단, 진료비 지급 거부 안 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6.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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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개설기관 지급거부·환수 ‘부당’...파기 환송 결정
 

이중개설금지법을 위반한 의료기관이라도 건보공단이 진료비 지급을 거부하거나 건강보험 급여비 환수를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은 지난 30일 의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진료비 지급 보류 정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건보공단의 진료비 지급 거부를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A씨가 병원장으로 있는 B병원은 지난 2014년 4월 이중개설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첫 번째 의료기관으로, 건보공단은 의료법 제33조 8항을 위반한 이중개설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법상 환수 대상인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진료비 지급 거부와 함께, 요양급여비 74억여원을 환수한다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B병원은 건보공단을 상대로 진료비 지급보류 정지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고, 항소심 역시 패소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낸 것.

대법원은 “의료법에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 등에 한정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정하는 한편(제33조 제2항 제1호), 의료인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제33조 제8항 본문)”며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제4조 제2항)”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의료법은 제33조 제2항 위반의 경우,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음에도 의료기관을 개설한 자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개설자라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돼 의료행위를 한 자에 대한 처벙규정(제90조)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제33조 제8항 위반의 경우, 둘 이상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의료인에 대한 처벌규정은 있지만 의료인에게 고용돼 의료행위를 한 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제4조 제2항 위반의 경우,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의료인 및 의료인에게 고용돼 의료행위를 한 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요양기관으로 인정되는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의 범위는 건보법과 의료법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건보법에서 정한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기관으로서 적합한지 여부를 고려해 판단해야한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 각 의료법 조항은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것 및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으나, 그 의료기관도 의료기관 개설이 허용되는 의료인에 의해 개설됐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정상적인 의료기관 개설자로서 하는 진료행위와 비교해 질병의 치료 등을 위한 요양급여로서 질적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법원은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의료인으로서 자격과 면허를 보유한 사람이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해 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건보법에 정한 요양급여를 실시했다면, 1인 1개소법을 위반했더라도, 의료법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거나 의료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하는 행위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의해 보험급여 비용을 받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이 사건 병원이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개설·운영된 의료기관이 아니어서 요양급여를 실시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A씨가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거부한 건보공단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건보법에 정한 요양급여를 실시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대법원은 A씨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소송 역시 상고를 기각, 건보공단의 처분이 잘못됐다고 선고했다.

대법원은 “의료인으로서 자격과 면허를 보유한 사람이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해 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건보법에 정한 요양급여를 실시했다면, 1인 1개소법을 위반했더라도, ‘의료법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거나 의료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하는 행위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의해 보험급여 비용을 받는 행위‘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비용 상당액을 환수할 수 없다고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에 A씨의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한 법무법인 지평 김성수 변호사는 “부당이득징수로 환수하거나 미지급하는 급여는 사실 건보법 상 허위청구와 무관한 것으로 당연히 지출돼야 하는 의료비”라며 “공단 방식대로 하면 오히려 진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적정한 진료가 제공됐음에도 공단은 그에 대해 비용 지불을 면제받거나 강제 상환한 게 돼 부당이득을 누리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또 “대법원 판결은 중복개설금지 조항이나 그에 대한 중복개설자의 중한 처벌 규정 자체는 합헌으로 보고 있고 오히려 그런 처벌규정이 유효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그 위법행위나 가담정도가 극히 가벼운 명의상 개설자가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부당이득 징수 처분의 대상이 되는 건 불합리하고 불필요하다고 해석한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오히려 헌재가 중복개설 금지 규정이나 그에 대한 처벌 규정을 합헌으로 해석할 가능성을 높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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