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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수입 7억? 국세청 발표에 의협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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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수입 7억? 국세청 발표에 의협 ‘발끈’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4.1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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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언론플레이 주장...유감 표명

최근 국세청에서 의사 수입과 관련된 자료를 발표한 것을 두고 의료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국세청의 자료는 제대로 된 자료가 아니라는 지적에, 정부의 언론 플레이라는 질타까지 이어졌다.

특히 의협은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함과 동시에 의료계와 국민 간의 신뢰를 깨는 이 같은 발표는 지양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국세청은 막대한 수익을 얻으면서도 변칙적인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고소득사업자 176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병·의원, 변호사 등 전문직은 39명이다.

 

국세청은 병·의원을 ‘호황’ 업종으로 분류, 의사(의사·치과의사·한의사 모두 포함한 것으로 개인사업자로 등록이 돼 있는 의원급을 운영하는 의사) 또한 고소득사업자로 봤는데, 고소득사업자는 사업소득 금액이 5억원 이상인 것으로 필요경비를 제하지 않은 매출 금액을 의미한다.

국세청이 파악한 고소득사업자 업종별 비중을 보면 보건의료업 비중이 2007년 29%에서 2017년에는 43%로 증가했다. 전문직종만 살펴보면 2017년 기준 의사 1인당 평균 수입금액은 7억 8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되고 언론에 보도되자, 의료계에선 크게 발끈했다.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홍보이사겸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세청의 발표를 살펴보니 매출과 수익이라는 단어를 혼용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유감을 표한다”며 “국세청의 발표 등으로 인해 의료계의 왜곡된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정부에 요청하고 싶은 건, 국민과 의료계의 신뢰를 깨는 이 같은 발표를 지양했으면 하는 점이다”며 “국민과 의료계의 신뢰 관계 형성을 위해 의료계도 노력할테니, 정부도 노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최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의쟁투 출범 이후 정부의 언론 플레이가 늘었다고 질타했다.

이 의장은 “의쟁투가 생긴 이후, 정부의 언론 플레이가 늘었다”며 “최근 언론보도를 보니 의사 1명당 1년에 7억 8000만원인가 번다고 하는데, 해당 보도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1년에 7억을 버는 의사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세청 통계라고 내놨는데, 이게 제대로 된 자료인지 의협에서 제대로 알아봐야한다. 진짜 7억 버는 의사들이 있고, 그 의사들이 투쟁한다고 하면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을 것이고, 그 이전에 내가 먼저 말릴 것”이라며 “정부에서 제대로 된 근거를 가진 통계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이런 언론 플레이를 하는데, 의쟁투가 가만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한일반과의사회도 성명을 통해 국세청의 발표자료를 비판하면서 보도 매체를 대상으로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의사회는 “필요경비를 제외하지 않은 총 수입을 순수입으로 국민들이 오인하게 할 소지가 매우 높은 기사이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국세청의 4월 10일자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7년 귀속 전문직종 총 사업자 수(신고기준)는 10만 1884명, 총 수입금액은 약 63조원, 1인당 평균 수입금액은 약 6.2억 원으로, 2007년에 비해 총 인원은 1.3배, 총 수입금액은 2.1배, 1인당 평균 수입금액은 1.6배 증가했다”며 “총 수입금액은 필요경비를 제외하지 않은 전체 수입금액을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의사회는 “1인당 年소득 7.8억원에서 연소득은 결국 필요경비를 제외하지 않은 전체 수입금액, 즉 매출을 뜻하는 것이며, 여기서 필요 경비를 제한다면 실제 순수입금액은 이보다 훨씬 낮다”며 “의료업의 경우 다른 전문직종과는 달리 넓은 업장 공간이 필요하고 각종 의료장비나 시설, 보다 많은 고용 인력 등을 감안한다면 총 수입금액에서 순수입은 크게 줄어든다. 따라서 여타 전문직종들에 비해 총 수입 대비 순수입은 크게 낮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 11월에 보고한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의하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연령인 40대 의사의 월평균 수입이 1600만원이었고, 유형별로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린 100병상 미만과 병상 보유 의원도 2100만원 정도였다는 게 의사회의 설명이다.

일반과의사회는 “이마저도 고소득이라고 백안시 할지는 모르겠으나, 의사가 되기 위한 오랜 학업과 수련과정, 강도 높은 근무 환경과 의료소송의 위험, 그리고 퇴직금도 없는 개원의의 현실 등을 감안하면 이제 의사나 의료업은 일하는 것에 비해 높은 소득을 보장해주는 직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전 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사 1명이 1년 동안 7억 8000만원을 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 국세청 보도자료를 살펴봤다”면서 국세청 자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전 회장은 “2017년의 업종별 1인당 평균 수입금액은 의사가 7.8억원이라고 나와있고, 그 위에 작은 글씨로 필요경비를 제외하지 않은 전체 수입금액을 의미한다고 나와 있다. 즉, 이 액수는 소득이 아니라 매출”이라며 “실제 소득과 매출은 엄연히 다르고, 세금 역시 매출이 아닌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세청 보도자료에 의하면 소득금액은 총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제외한 것으로, 이 소득금액이 연간 5억원이 넘으면 고소득사업자로 분류한다고 한다”며 “2017년에는 1만 1898명이 연간 5억원 이상의 소득을 신고했고, 그중에 약 43%인 5116명이 보건의료업이다. 문제는 보건의료업에는 의사 뿐 아니라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수의사 등 다른 보건의료업 직종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국세청은 세액산출과는 전혀 관계없는 매출을 총수입금액으로 포장해 ‘의사’들이 평균 7.8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처럼 보도자료를 냈다”며 “이는 예전부터 많이 보던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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