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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에서 각자 천사의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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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에서 각자 천사의 일을 했다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9.02.08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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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한국에서 아내는 미국에서 각자 삶에 충실했다. 그 사이 부부는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사랑이 식었거나 마음이 없어서라기보다는 하는 일이 바빴기 때문이었다. 남편은 이제 쓰레기 청소의 국내 일인자가 됐다.

아니 무슨 대회라도 있다면 세계 무대에 나가도 맡아논 금메달 감 이었다. 그의 눈은 매의 눈과 흡사했다. 멀리서도 쓰레기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먹이를 노리고 달려드는 맹금과 다를 바 없었다.

바위틈에 낀 것은 그것을 들어 내고서 기어이 흰 조각을 자루에 담았다. 어떤 때는 물 속에 들어가서 스티로폼을 건져냈다. 차가운 칼 바람이 부는 겨울 바다속으로 그가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들어갈 때 그의 온몸은 행복으로 충만했다.

신의 계시를 받은 그 어떤 종교의 신자도 이런 기분을 만끽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일했기 때문에 몸은 더욱 튼튼해졌다.

 되찿은 젊음을 그는 술을 먹거나 도박으로 탕진하지 않았다. 여자 때문에 고민하지 않았으며 사치하기 위해 돈을 밝히지 않았다.

늘 평정심을 유지했고 일상을 일년내내 유지했다. 절대자의 도움도 있었지만 삶에 노련했던 그는 이것 이외에 더 좋은 것은 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남편의 사업이 번창하고 돈이 넘쳐날 때 비싼 옷을 사입고 보석에 관심을 기울이고 등급이 높은 호텔을 찾아 헤맨 것은 먼 옛날의 일이었다.

그런 것과는 완전히 절연한 지금 그녀의 기억 속에는 그런 적이 마치 한 번도 없는 것처럼 잊혀지고 있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죽음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한 인생이 세상이 나와 죽을 때까지의 과정에서 어떤 사람은 의미 있는 삶을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다 죽어갔다.

모든 죽음은 동일한 것이었지만 어떤 사람의 죽음은 다른 사람의 것보다 더 숭고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이 살아 있을 때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녀가 할 일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그들이 행복하게 눈을 감도록 도와주는 일이었다. 그녀도 일에 충만했으므로 몸은 더 젊어졌다.

젊어진 몸으로 그녀는 환자들에게 더 충실했다. 몸을 꾸미거나 다른 남자에게 한눈을 팔지 않았다.

그런 것보다 호스피스 병동일이 더 중요했고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 역시 이런 생각에서 남편과 마찬가지로 절대자의 도움을 받았으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녀의 태생에서 봉사와 선함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내일 아침에서 일어나서 환자를 돌볼 수 있다는 생각에 늘 설레면서 눈을 감았다.

천사가 있다면 그녀로 환생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남편은 한국에서 부인은 미국에서 각자 천사의 일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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