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먼저, 순익 먼저” 업체 해법찾기

그렇다면, 기업경영에 있어 매출액이 높은 회사가 좋을까, 아님 순이익이 높은 회사가 좋을까? 물론 매출규모가 많을수록 그만큼 이익도 늘기 마련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현실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뚜렷한 제약산업 특성상 절대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그동안 ‘질(순이익)’적인 성장보다는 ‘양(매출)’적인 성장이 우선시돼 온 게 사실”이라면서 “많은 매출에 높은 순이익을 올리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제약사 스스로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16일 국내 제약사(12월결산)들의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을 비교한 결과, 높은 매출액에 비해 순이익이 낮은 업체들이 있는 반면, 적은 매출 규모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을 올리는 업체들이 뚜렷이 대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생명과학과 보령제약은 매출 규모에 비해 순이익 규모가 이에 크게 못 미친 반면, 경동제약, 일성제약, 환인제약 등은 적은 매출 규모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린 것.
LG생명과학은 올 상반기 매출액(1,048억원)으로는 업계 9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지만,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5억원에서 큰 폭으로 적자전환, 상반기 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대상 제약사 41곳 가운데 꼴찌.
올 상반기 722억원의 매출(11위)을 기록한 보령제약도 매출 규모에 비해 순이익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82% 순이익이 급감, 3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친 것. 이는 순이익 규모로만 놓고 볼 때, 대상 업체 가운데 37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이에 반해 경동제약, 일성제약, 환인제약 등은 중위권 업체들은 적은 매출 규모에 비해 높은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의 경우 12월결산 상·등록 제약사 가운데 매출 규모는 300억원대로 중위권에 불과했지만, 순이익은 74~102억원으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특히 경동제약은 상반기 323억원의 매출 규모면에서는 업계 21위에 그쳤지만, 순이익은 매출의 1/3수준인 102억원을 기록, 업계 순이익 규모 6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올 상반기 매출 391억원과 338억원의 매출을 올려, 업계 17위와 20위를 기록한 일성신약과 환인제약도 93억원과 74억원의 순이익으로 각각 9위와 12위로 상위권을 기록,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일성제약 등 매출에 비해 순이익이 높은 제약사의 특징은 높은 전문의약품 비중과 뚜렷한 주력 분야에 있다”면서 “이와는 반대로 매출 규모에 비해 순이익이 적은 곳은 제품군이 상대적으로 많아 특정제품에서 얻은 순이익으로 다른 제품의 손실을 메우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차이점이 지적했다.
한편, 올 상반기 국내 제약사(12월결산)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올린 곳은 유한양행으로, 36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 순이익 규모 2위와 3위를 기록한 녹십자와 한미약품의 187억원과 169억원보다도 2배 정도 많은 액수다.
업계 부동의 매출 1위 동아제약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급감한 1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1억원)보다 두 단계 떨어진 4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5위는 국내 대표적 대형 제약사 가운데 하나인 종근당이 올 상반기 127억원의 순이익으로 차지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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