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시장에서 묘한 관계에 놓여있어 관심이 쏠린다.

1차 치료 시장에서는 경쟁을 펼쳐야 하고, 2차 치료제 시장에서는 시너지를 발휘해야 하는 흥미로운 상황에 놓인 것.

추가적인 내분비요법제가 필요했던 환자와 의료진들에게는 새로운 옵션의 등장이 반가운 분위기다.

앞서 지난해 11월,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슬로덱스(성분명 풀베스트란트)는 내분비요법제로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없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2 음성(HER2-)인 폐경기 이후 여성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이와 함께 내분비요법 후 진행된 HR+/HER2- 여성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에 화이자의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와 병용요법이라는 적응증이 추가됐다.

앞서 입랜스는 동일 환자군에 대한 1차 치료에 있어 레트로졸과의 병용요법으로, 2차 치료에서는 파슬로덱스와의 병용요법으로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1차 치료제 시장에서는 두 제품간 경쟁 구도가 마련됐고, 2차 치료제 시장에서는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다만, 동일하게 1차 치료제 시장에 진입했지만 이를 경쟁구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2차 치료에 있어 두 제품이 직접적으로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1차 치료에서는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상대가 대신하는, 간접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것.

두 제품 중 입랜스는 레트로졸과의 병용요법으로 HR+/HER2- 전이성 또는 진행성 유방암 1차 치료에서 레트로졸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을 2배 가량 늘렸다.

파슬로덱스는 단독요법으로도 HR+/HER2- 전이성 또는 진행성 유방암 1차 치료에서 아나스트로졸 단독요법보다 무진행 생존기간을 늘렸지만 입랜스 병용요법만큼 큰 차이를 보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내장 전이가 없는 환자들에게서는 입랜스 못지않게 무진행 생존기간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입랜스 병용요법의 내약성이 파슬로덱스 단독요법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슬로덱스의 적응증 확대가 파슬로덱스 단독으로도 충분하거나 입랜스 병용요법에 내약성이 떨어지는 환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란 평가다.

이와 관련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혈액종양 내과 박경화 교수는 “젊은 환자, 재발가능성이 높은 환자, 내장 전이가 있는 환자 등에서는 입랜스 병용요법이 우선 고려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고령이고, 동반 질환이 많고, 내장 전이가 없고, 진행속도가 느린 환자들은 파슬로덱스 단독요법으로 접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박 교수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HR+/HER2- 전이성 또는 진행성 유방암 치료에 최소 세 차례 내분비요법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선택할 수 있는 내분비요법이 없었다”면서 “파슬로덱스+입랜스 병용요법으로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내분비요법을 갖추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제는 급여다. 현재 두 제품 중 입랜스만이 레트로졸과의 병용요법에 급여를 획득했다(1차 치료).

따라서 NCCN 가이드라인이 권고하고 있는 ‘세 차례 내분비요법’을 적절하게 시행하기 위해서는 파슬로덱스의 급여 진입과 두 제품의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박경화 교수는 “우리나라의 유방암 환자들은 대부분 한참 경제활동이 필요한 시기의 여성들인데, 내분비요법은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따라서 다양한 옵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보험 재정 절감에도 효과적일 뿐 아니라, 환자들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sjh1182@newsmp.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