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19 01:53 (금)
48.소래산 산바람
상태바
48.소래산 산바람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18.05.08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래산 위에서 부는 바람은 시원하다. 그 바람은 좋은 바람이며 고마운 바람이다. 나무꾼의 이마에 흐르는 땀 뿐 아니라 등산객의 지친 어깨도 시원하게 감싸주기 때문이다.

시흥시와 인천광역시의 경계에 걸쳐 있는 소래산은 높이가 300미터에 달한다. 달한다고 했으나 높은 산에 비하면 아주 낮은데 그나마 주변에서는 가장 높아서 멀리서도 확 눈에 띈다.

그러니 달한다고 해서 과장된 표현은 아니다. 내원사 등 여러 곳에서 오를 수 있으나 어느 곳에서 출발하든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걸으면 대개 한 시간 정도면 정상에 서게 된다.

불과 한 시간만에 산 꼭대기에서 서게 되니 느끼는 기분이 상쾌할 수 밖에 없다. 날이 좋으면 내려다 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시원하게 뻗은 외곽순환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을 보고 있노라면 막힌 가슴이 뻥 뚫린다.

시흥시가 발 아래에 있으며 멀리 송도까지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있다. 산중에는 간혹 막걸리나 아이스크림을 파는 상인을 만날 수 있고 그 주변에 몰려든 등산객들의 풍경도 즐길 수 있다.

산으로 오르는 길은 철책이 분주하게 이어져 있는데 군부대가 상주하고 있다는 표식이다. 부대 중에서도 보통 부대가 아닌 듯 녹슬지 않은 유격장이 눈길을 끈다.

산정근처에는 직각으로 깎인 바위벽에 그려진 흐릿한 부처님 형상도 찾아 볼 수 있다. 고려초에 누군가가 그렸다고 하니 세월의 흔적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소래산은 백제를 치기 위해 신라와 손잡은 당나라 장수 소정방의 소자와 그가 중국에서 출발한 래주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설이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한가한 사람이라면 소래산 한 번 올라가 소정방의 흔적과 쓰러져 갔던 백제의 신음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