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 통합한독 도전…중외·녹십자·대웅 3위권 ‘팽팽’

1위 자리는 동아제약과 한독약품-사노피아벤티스가 경쟁을 벌이고 있고, 2위권은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의 싸움으로 좁혀진 상태다. 또 3위권 싸움에는 중외제약과 대웅제약의 싸움에 합병효과를 앞세운 녹십자가 새롭게 가세했다.
특히 이들이 벌이는 자리다툼은 올해 말 실적을 마감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만큼, 불과 100~200억원 차이의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가히 ‘전쟁’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제약사 지존은 내 차지!”
제약사 지존 자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난공불락(難攻不落)으로 여겨졌다. ‘박카스 신화’를 앞세운 동아제약이 2위권 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벌써 40여년째 이 자리를 독점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동아제약의 ‘철옹성’에도 최근 균열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상반기 통합을 마무리하고 실질적인 합병체제에 돌입한 한독약품-사노피아벤티스의 출현이 그 것. 한독의 지난해 통합매출 규모는 4,917억원으로 전해졌다.
동아는 올 상반기, 박카스의 매출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82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2,60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데 이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일컬어지는 자이데나(발기부전치료제)의 출시가 지연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그나마 스티렌 등 처방의약품의 선전은 유일한 위안거리.
이에 반해 한독약품-사노피아벤티스의 올 전체 통합매출 규모는 5,5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는 근래 30~4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사노피가 올해도 선전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동아제약의 올해 전체 매출액은 5,700~5,800억원선에 이를 것”이라며 “현재 이들의 실적을 감안할 때, 올해 당장 순위 역전은 어렵겠지만, 그 격차는 200~300억원으로 크게 좁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사 2위, 나야 나”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의 2위권 다툼은 업계 1위 싸움보다 더 안개정국이다. 최근 한미약품의 돌풍이 태풍으로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올 상반기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각각 1,859억원과 1,749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려 110억원 차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6억원에 비해 13% 가량 줄어든 것이다.
특히 올 상반기 유한의 매출액에서 유한락스 등 생활용품 부문이 14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순수 제약부문에선 한미가 유한을 매출에서 오히려 앞질렀다.
유한은 지난 1분기 824억원을 기록, 805억원의 한미에 앞선데 이어, 2분기에도 1,035억원의 실적으로 역시 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한 한미(944억원)를 두 분기 연속 앞섰다. 하지만 매출액과는 달리, 성장속도 측면에서는 한미(14%)가 상반기 2%포인트 가량 높은 성장률로 유한(12%)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한미가 올해 유한을 앞지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전체 매출 목표는 유한이 3,860억원, 한미가 3800억원으로, 불과 60억원의 박빙의 차이다. 지난해 이들 두 회사는 각각 3,404억원과 3,17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3위권,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
3위권 경쟁의 핵심은 그동안 제약업계 상위 자리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 중외제약과 대웅제약이 ‘현재의 위치’를 지킬 수 있느냐 여부에 쏠려 있다. 지난해 9월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 녹십자가 호시탐탐 옛 영화 재현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상반기 실적만을 놓고 봤을 때 녹십자의 힘은 업계 중상위권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상반기 1,556억원의 매출로 1,516억원을 기록한 중외제약을 40억원 앞섰다. 3월결산인 대웅제약은 1분기 802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에서도 녹십자는 3,600억원으로, 각각 3,400억원과 3,300억원인 중외제약과 대웅제약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목표는 목표일 뿐, 결과는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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