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던 길을 계속 갔습니다.
날이 추우니 주변을 둘러 볼 여유는 없더군요.
그런데 발걸음을 멈추는 일이 생겼습니다.
누군가 재미삼아 긁거나 뿌려놓은 낙서 같은 그라비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스프레이나 물감으로 그린 것이 쉬이 사라지겠습니까.
천장에서 내려온 고드름이 무사의 팔 같이 길고 강했습니다.
처마끝에 매달려 수정처럼 빛나던 바로 그것이었죠.
유년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칼바람처럼 순간 스치더군요.
녹기 전에 한 번 더 쳐다봤습니다.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