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해는 구름 속에 가려졌다.
천둥, 번개가 오려나 보다.
생각이 씨가됐다.
소리가 요란하고 번쩍 번쩍 하더니 진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닐하우스와 농작물은.
다 익어가던 사과는.
가슴이 갑자기 닥친 파도처럼 철렁했다.
정말 그렇게 됐다.
뇌우는 우박으로 변했다.
밖으로 나가 보려다 그냥 있었다.
그런들 달라질게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안다.
한 5분이나 지났을까.
요란하던 것들은 소리없이 멈췄다.
그 짧은 순간 가슴은 쓰렸다.
한 해 농사는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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