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2000년이후 매출분석…제일·태평양·동신·삼진등

최근 신약개발과 관련 국내 제약사들의 몸집불리기가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월등한 매출성장률을 보이는 제약사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본지가 50개 국내 상위제약사의 지난 2000년 이후 최근 5년간 매출성장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미약품, 광동제약, 동신제약, 삼진제약, SK제약(현 SK케미칼 생명과학부문) 등은 지난 2000년 대비 2배가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제약사의 경우 ‘선택과 집중’이라는 대명제 아래 자사가 강점을 가진 특정 품목군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며 “다른 제약사들도 품목 다양화 보다는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핵심 품목을 선정해 이에 마케팅력을 집중, 효율성 있게 매출을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상위 제약사 가운데서는 한미약품의 최근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개량신약(제네릭)이라는 비교우위를 내세워 매년 20~30%대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이에 지난 2000년 1천491억원이던 매출규모는 지난해 3천170억원으로 5년간 112.6% 급성장, 업계 3위로 도약하는 등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이러한 선전은 개량신약(제네릭)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대한 많은 투자(매출대비 8%대)와 처방의약품 시장점유율 1위를 이끌고 있는 탄탄한 영업조직, 해외시장 개척의지 등에 기인한다는 것이 회사의 자체 분석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의약분업 이후 최근까지 업계의 최대 과제는 현재의 발전성은 물론 앞으로의 비전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한미약품은 꾸준한 연구개발 등을 통해 뚜렷한 비전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네릭 이외에도 신약개발과 관련 올 연말쯤 경구용 항암제와 단백질 의약품 분야에서 임상시험이 예정돼 있는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올해도 20% 가까운 성장률로 3천800억원의 매출을 달성, 내친김에 업계 2위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광동제약은 최근 비타민혼합음료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비타500의 선전을 앞세워 지난 2000년 이후 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지속하면서 업계 10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0년 779억원이던 매출규모도 지난해 1천872억원으로 140.3%나 급증했다.
특히 비타500의 성장이 두드러진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9.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제약사들의 부러움을 한몸을 받고 있다.
광동제약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비타500의 매출을 최대 1천650억원까지 끌어올려 총매출 2천580억원을 달성, 업계 5위권 등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03년 SK그룹에 편입된 동신제약은 지난 2000년 이후 5년간 120%의 높은 성장률로 지난해 처음 매출 1천억원을 돌파, 일약 상위권 제약사로 도약했다.
동신제약은 이에 대해 기존 혈액제 시장에서의 선전과 인플루엔자 백신, 일본뇌염 백신 등 신제품의 매출증가, 외자사와의 코마케팅(Co-marketing)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동신제약은 2000년 당시 250억원 수준이던 혈액제의 매출규모를 지난해 323억원으로 끌어올린 것을 비롯해 일본뇌염 백신 등 백신제도 68억원에서 187억원으로 3배 가까이 매출을 늘렸다. 이와 함께 동신제약은 한국와이어스, 한국화이자 등과의 Co-promotion 실시 등을 통해 다양한 제품 확보와 함께 지속적인 매출증가도 아울러 꾀하고 있다.
동신제약 관계자는 “백신·혈액제 등 회사가 강점을 가진 특화 시장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시킨 것이 높은 성장세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이를 바탕으로 1천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제약사인 삼진제약도 높은 매출 상승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삼진제약은 의약분업 직후인 지난 2000년과 2001년 각각 30.8%와 26.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10%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439억원이던 매출규모도 지난해 893억원으로 2배 가량 늘어난 상태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의약분업 직후 높은 전문의약품 비중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률을 이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진제약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위 제약사의 진입 관문인 1천억원대 매출 진입을 조심스럽게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4월 SK케미칼에 합병된 SK제약도 지난 2000년부터 5년간 3배 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록하는 등 놀라운 성장세로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SK케미칼 생명과학부문은 지난 2000년 270억원이던 매출규모를 지난해 848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5년간 214.1%나 급증한 수치.
SK생명과학은 이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고 있다. 20개가 채 안되는 제품군 가운데 5~6개의 100억원 이상 대형품목을 갖추고 있어 그만큼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이들 제품의 매출 비중은 95%에 이르고 있다.
SK생명과학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다른 회사에 비해 품목의 집중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했다는 점이 높은 매출증가로 이어진 것 같다”며 “제품력과 효력 등을 인정받고 있는 제품도 이러한 매출증가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밖에 제일약품(1040억원→2210억원), 태평양제약(448→921), 명인제약(288→584), 유영제약(225→494), 대한뉴팜(176→421), 태준제약(199→419), 참제약(158→350), 명문제약(116→332) 등도 지난 5년간 2배 이상 매출신장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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