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의 여물이 짚이 아닌 콩깍지로 바뀐 것은 이 즈음입니다.
헛간의 황소는 손에 가득 움켜쥔 콩깍지를 보면 새끼를 막 낳은 때처럼 음매에~하고 목을 길게 빼면서 우렁차게 울었죠.
콩깍지는 모처럼 찾아온 별미인 간식이었던 셈이죠.
어린 나이에 소가 짚보다 콩깍지를 더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콩깍지를 까서 콩을 꺼낼 때의 기분은 남다릅니다.
지금은 돈을 주고 껍질을 버리는데 이 좋은 것을 소가 먹지 못하고 버리니 좀 기분이 묘합니다.
커다란 눈망울을 이리저리 옮기며 콩깍지를 쫒던 그 때 그 황소가 그리워지는 것은 콩을 꺼내고 난 빈 꼬투리인 콩깍지를 먹일 소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파트에 황소를 키울 수 있는 날을 기다려야 할까요.
그게 어렵다면 깐 꼬투리인 콩깍지는 미련 없이 버리고 알맹이인 강낭콩을 밥 지을 때 쌀에 섞어 넣어먹으면서 아쉬움을 달래야죠.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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