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쓰고 아이 키우키 카페(안아키 카페)’에서 근거 없는 자연치유법을 홍보, 소아청소년들의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네티즌들도 정부에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회원 수가 6만 명이 넘는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카페는 예방접종을 거부하고 화상에 온찜질을 권하거나 고열 소아를 방치, 간장으로 비강 세척 등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상식을 전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언론 인터뷰를 통해 카페 대표인 한의사 A씨가 “수두 백신은 위험하다. 차라리 어릴 때 수두를 앓으면 항체가 생긴다. 마음 같아선 전 국민 수두 파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안아키 카페에 대한 논란이 점차 커지자 의료계와 한의계는 잘못된 정보로 국민을 현혹, 아동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을 가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안아키 카페와 관련, 철저히 조사해 법적제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정부는 안아키 카페를 설립해 잘못된 반의학적 정보를 가르치고 운영한 한의사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통한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한다”며 “안아키 카페 회원들의 자연치유법 행위들이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조사해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의법조치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또 의협은 “건강정보 안내 및 홍보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해 국민건강에 역행하는 곳들을 즉각 폐쇄조치하고,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형사조치 등을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도 지난달 31일 해당 카페 운영자인 한의사 A씨를 협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위법사항 적발 시 최고수위의 처벌을 해야 한다는 것이 협회측의 입장이다.
한의협은 “안아키 카페 사태로 약 6만 여명에 이르는 부모와 아이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거나 피해를 당할 뻔 했으며, 향후 잘못된 내용을 맹신해 더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회 차원에서 김효진 원장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취할 예정이며, 법적인 고발도 조만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인터넷, SNS 등에 안아키 카페에서 알려진 잘못된 치유법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사진이나 후기들이 속속 밝혀지자 이에 분노한 네티즌들이 나섰다.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안아키 카페의 대표 A씨의 한의사 면허를 박탈해달라는 청원이 시작된 것.
16일 오전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서는 ‘복지부 장관에게 A씨의 한의사 면허를 박탈해 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글을 작성한 네티즌은 “최근 아동학대와 불법의료, 무면허 의료행위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안아키의 회원들이 이러한 행위에 현혹돼 동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대표인 A씨가 한의사라는 사회적 지위와 국가가 검증하고 부여하는 ‘의료인’의 자격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A씨는 일반 상식과 윤리에 어긋나는 의료행위를 했으며 만일 A씨가 의료인 면허를 계속 가지고 있다면 이 같은 행위가 지속되고, 국민건강과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복지부 장관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A씨의 한의사 면허를 박탈해 이 같은 사이비 의료행위가 지속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청원글에 서명한 네티즌들은 ‘국민의 안전한 의료를 위해 반드시 의사면허를 박탈해달라’, ‘제발 한의사라는 탈을 쓴 악마를 처벌해라’, ‘한때 그들의 일원이었다는게 부끄럽고 치욕스럽다.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속죄하며 살아가길’ 등의 의견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안아키 카페가 주장하고 있는 치료법에 조금이라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면 의학적 견해를 내세워 비판하고 싶지만, 그럴만한 여지조차 없다”고 지적했고, 다른 네티즌은 안아키를 실천 중인 부모에게 “나중에 자식들이 ‘안부모’(약 안쓰고 부모 모시기)를 만들어서 실행해도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현대의학은 통계적으로 통제하고 끊임없이 위험을 줄이는 과학인데, 예측할 수 없는 몇 개의 케이스로 현대의학을 제칠 수 있다는 헛소리로 아이들을 임상실험하는 걸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