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안아키 카페)’ 사건을 두고 한의계가 반성은커녕 직역간 불화를 조장하려한다는 의료계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한의계도 안아키 사건과 관련 ‘근거가 없다’는 측면에서 의료계와 같은 입장이지만 오히려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사들이 이번 사건에서 예방접종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을 내세우자 한의계가 또다시 의사들의 영역침범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지난 30일 안아키 카페와 관련 “일반적인 의학적 상식과 치료법을 부정하는 것은 영유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안아키 카페의 건강관리법은 한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한의협은 예방접종과 한의학이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한의사에게도 허용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의협은 “예방접종의 경우 이미 조선시대부터 활발히 시행되던 예방 치료법으로 다산 정약용 선생이 인두법과 우두법을 소개한 것이 우리나라 예방접종의 효시”라며 “종두법을 도입한 지석영 선생도 한의사였다”라고 언급했다.
또 “현재 한의과대학에서도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는 점과 법률적 근거를 토대로 의사만이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예방접종을 국민의 편익과 건강증진을 위해 한의사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한의계의 입장만보더라도 안아키 사건에 대한 의학적 근거에 집중하기보다는 예방접종에 대한 한의사들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김주현 기획이사걈대변인은 “한의계의 입장은 오히려 직역간 갈등을 일으키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한의사가 운영한 카페에서 전국민 수두 파티 사태가 발생됐는데 오히려 한의협은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예방접종은 주사기를 사용하기에 한의사들의 면허외 행위로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김 대변인의 지적이다.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에서도 한의계가 예방접종의 권리를 운운하기 전에 반성과 자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한특위 권철 위원장은 “의사들도 검증되지 않은 행위는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돼 있다”며 “안아키 카페는 일반인이 운영한 것이 아닌 의료법상 자격이 주어진 한의사가 주인으로 있기에 한의협은 ‘꼬리 자르기’를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정하고 반성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백신은 한의학적 원리가 아니기에 의료법상으로 면허외 행위”라며 “백신 사용에 대한 주장을 펼칠 것이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한의사 회원들이 자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교육이나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안아키 사건과 관련된 한의협의 보도자료에 한의사 예방접종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 의협이 불편한 시선을 내비췄다.
한의협은 지난 30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백신, 예방접종은 한의학에서도 존재해오던 개념임을 설명했다. 보도자료 중 ‘한의협은 지난 2015년 8월, 의협이 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노인독감예방접종 사업을 보이콧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자 현재 한의과대학에서도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는 점과 법률적 근거를 토대로 현재 의사만이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예방접종을 국민의 편익과 건강증진을 위해 한의사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라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한의협 김지호 홍보이사는 “백신, 예방접종은 한의학에서도 존재해오던 개념이고, 지금도 한의사가 예방접종을 할 수 있도록 정부당국에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포함시킨 내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협은 이 같은 표현이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의협 김주현 대변인은 “안아키 사태에 대해 한의계가 제대로 된 반성도 없이, 한의사 예방접종이라는 직역간 다툼을 끌어들이는 건 좋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