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1위 동아보다 순익 많아…1/4 당기순익 비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주목받지 않으면서도 실속을 챙기는 사람은 따로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를 제약사에 대입시킬 경우 일성신약, 경동제약, 환인제약은 분명 ‘되놈’(?)이다. 이들 제약사들은 매출 규모면에서는 업계 중위권 수준에 불과하지만 순이익면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수익을 얻고 있다.
3일 본지가 12월결산 40개 상·등록 제약사의 지난 1분기 단기순이익을 단순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매출기준으로 업계 17위 수준인 일성신약과 21위 경동제약이 각각 50억2천600만원과 49억4천7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나란히 업계 5, 6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 부동의 1위 동아제약의 44억6천500만원보다 오히려 높은 순이익이다.
이들 일성신약과 경동제약의 순이익률(순이익/매출액)은 무려 27.4%와 31.1%를 기록, 1분기 12월결산 제약사 평균인 8.3%보다 무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와 함께 환인제약(19위)도 1분기 단기순이익 40억6천900만원으로 순이익면에서 업계 10위 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순이익률도 24.0%로 업계 평균치를 3배 가까이 상회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일성신약, 경동제약, 환인제약의 경우 높은 전문의약품(ETC) 비중과 뚜렷한 주력상품으로 이미 업계 내에서는 알짜배기로 통한다”고 전제하면서 “특히 이들 업체들은 매출규모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품목 집중도가 높아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고 이는 또 매출원가를 감소시켜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성신약의 경우 항생제 분야에 특히 강점을 갖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사업다각화를 시도하는 등 우수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고, 경동제약도 원료를 자체 합성하는 기술을 보유한 것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가능한 퍼스트 제너릭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인제약도 ‘리페리돈’, ‘그란닥신’ 등 정신질환 치료 분야에서 업계 상위권에 견줘 뒤지지 않는 제품을 다량 확보하고 있고 골다공증 치료제 ‘아렌드’ 등 핵심 품목군도 잘 갖춰져 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 제약사의 공통적인 특징은 ETC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이들 3개 제약사의 매출대비 ETC 비중은 98~99% 수준이다. ETC는 일반의약품(OTC)에 비해 경기변동·계절적 요인의 영향이 적어 안정적인 수요 성장이 가능한데다 약품의 특성상 일반광고 등 판관비 비중이 낮아 그만큼 높은 순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업계 부동의 1위인 동아제약은 지난 1분기 44억6천500만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업계 7위 수준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이와 함께 지난해 1분기 129억5천900만원으로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LG생명과학은 동기 대비 76.5% 감소한 30억4천100만원으로 업계 13위권으로 순위가 급락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일성신약 등 이들 알짜 제약사의 특징은 품목집중도가 높아 그만큼 리스크가 적은 장점이 있다”면서 “이에 반해 다른 제약사들은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제품군을 운용해 특정제품에서 얻은 순이익으로 다른 제품의 손실을 메우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차이점을 지적했다.
한편 업계 2위 유한양행이 130억5천900만원으로 상·등록 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은 단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녹십자도 118억2천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이들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지난 1분기 업계에서는 유이(唯二)하게 1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제일약품, 한미약품이 각각 50억7천100만원, 50억5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업계 3, 4위를 기록했으며, 일성신약과 경동제약에 이어 동아제약과 종근당(43억1천600만원), 중외제약(42억600만원)이 7~9위권을 형성했다. 순이익 10위는 환인제약이 차지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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