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그 순간이 가장 화려하죠.
검붉은 능소화의 자태가 볼 만 합니다.
여름의 끝물이라서 그런지 더 반갑습니다.
꽃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보호색을 띈 나비 한 마리가 꽃이 진 꽃대에 앉아 꿀을 빨고 있습니다.
열심히 빨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능소화는 어디서든 피어납니다.
아스팔트나, 시골담장 혹은 건물의 유리창 사이도 신경쓰지 않죠.
강한 생명력의 능소화는 가히 귀족의 꽃 답게 위풍당당한 것이 주눅든 사람들에게 어깨를 펴라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
동의보감에 자위(紫葳)라고 표현된 능소화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꽃은 물론 잎과 줄기도 귀한 약재로 사용됩니다.
하늘향해 힘차게 뻗어나간 능소화를 보면서 더운 여름이 한 방에 날아 갔으면 합니다.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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