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요건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놓은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비례대표) 의원 등 11명의 국회의원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 가운데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에게도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하자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7일 발의했다.
현행법상 소득이 없는 ‘미혼’ 또는 ‘이혼’한 사람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형제·자매의 피부양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지만,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에는 소득이 없어 생활고를 겪고 있어도 혼인관계 미종료 상태로 간주하고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3년 7월에는 남편과 사별한 언니를 피부양자로 등록하려 했으나 건보공단 측으로부터 거부당한 직장인이 그 부당성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를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에 해당된다고 결정(2014년 9월)하면서, 이혼·사별 등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소득으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이 확인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것이 건보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건보공단과 복지부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요건을 개정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대해, 지난해 4월 “형제·자매 부양요건은 혼인 여부를 주요 판단 기준으로 하는데, 사별한 경우는 민법상 배우자의 인척관계가 유지되므로 미혼으로 간주할 수 없다”면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박경미 의원 등은, 배우자와 사별한 형제·자매도 일정 요건에 부합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가질 수 있음을 법률로 명시함으로써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를 조금이라도 더 해소코자” 해당 법안을 발의한 것.
하지만 건보공단과 복지부의 인권위 권고 불수용 배경에는 법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피부양자 급증’ 현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돼, 향후 입법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건보공단과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이름이 올라가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람은 지난 2003년 1602만 9000명에서 2014년 2054만 5000명으로 10년 사이 28.2%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