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속에 돌이 생겨 문제가 되는 경우가 꽤 많다. 담석증도 그렇고, 이석증도 그렇다. 드물게는 위장에 소화가 안 된 음식 찌꺼기가 뭉쳐 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인체의 정수기 역할을 하는 신장에도 돌이 생겨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아직까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은 신장 결석의 전모를 알아본다.
오줌 걸러주는 신체 정수기, 신장
인간의 몸은 끊임없는 신진대사 과정에서 나오는 배설물을 양산하며 그 일부분은 물에 녹아 오줌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신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왼쪽과 오른쪽에 하나씩 있는 신장은 지속적으로 혈액 중에 용해된 노폐물을 여과한다. 몸속 혈액은 시간당 약15번 신장을 통과하는데, 이는 하루에 1,800리터가 지나가는 양이다. 이 과정을 통해 신장은 체내 수분의 양을 조절하고, 미네랄과 전해질 성분의 항상성 유지에 기여한다. 신장이 여과 장치로 오줌을 생산하는 공장이기도 하지만 화학 공장의 역할도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변 색깔을 보고 몸 상태를 유추할 수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내 소변은 왜 이리 노랗지?” 또는 “왜 거품이 많지?” 하고 궁금해한 적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표식이 있다. 정상적인 소변은 맥주 반 컵에 물을 타 놓은 것과 같은 엷은 담황갈색이다. 탈수로 소변량이 적어지면 색이 짙어질 수 있다. 소변의 색이 탁해지는 것은 고기나 야채 등 인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었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부 세균 감염으로도 혼탁해질 수 있다. 대개 아침 첫 소변은 색이 진하고, 땀을 많이 흘렸거나 수분 섭취가 적은 경우에도 진해진다.
정상적인 소변에서는 지린내가 난다. 그러나 소변에서 코를 톡 쏘는 썩은 암모니아 냄새가 나면 대장균 같은 세균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세균에는 소변을 분해해 암모니아를 생성시키는 효소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당뇨병의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케톤 증후군은 소변에서 은은한 과일 향기가 난다. 정상인이 마늘을 먹으면 소변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
오줌 거품은 정상적인 소변에도 생길 수 있지만, 그 양이 대단히 적다. 따라서 비누를 풀어놓은 것처럼 양변기에 거품이 있는 경우엔 어떤 문제가 생겼다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보통은 중증의 단백뇨일 가능성이 크다.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 나오는 단백뇨는 사구체신염, 세뇨관에서 재흡수가 안 되는 세뇨관 질환에 의해 주로 유발된다. 소변이 진한 갈색이거나 핏빛인 경우에는 콩팥·요관·방광·요도 중 어느 한 곳에서 피가 새어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일시적으로 소변 색이 붉어졌다 정상으로 되돌아왔다면 극심한 운동, 심한감기, 심신의 피곤 등의 이유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방광암·요관암·신우암·신장암 등 암이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출혈성 방광염·신우신염·전립선염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옆구리나 허리 하복부의 격심한 통증을 동반한 혈뇨는 신장 결석, 요관 결석일 가능성이 크다.
신장 결석이 생기는 이유
오줌 안에 들어 있는 물질들이 돌멩이처럼 결정을 이루고 침착되어생긴다. 신장 안에 이렇게 결석이 생기게 되면 여러 증상과 합병증을 일으킨다. 결석이 신장을 나와 요관을 따라 이동하면 요관 결석, 방광으로 가면 방광 결석이 된다. 크기가 작으면 소변 볼 때 저절로 몸밖으로 빠져나가지만 사이즈가 크면 이동하는 도중에 신장과 요관 접점, 요관과 방광 접점, 방광과 요도 접점에 걸려 문제를 일으킨다. 우선 신장 결석은 주변 조직에 상처를 내어 출혈을 일으킨다. 출혈이 발생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면 소변은 붉은색을 띤다. 신장에서 요관으로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가 커서 배출구를 막아 버리면, 신장에서소변이 배출되지 못해 신장이 부어 오른다. 이때 옆구리에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통증은 갑작스럽게 일어나고, 극심하게 아프기 때문에 신장 결석이 발생한 사람들은 옆구리를 움켜쥐고 펄쩍펄쩍 뛰기도 한다.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신장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체내 특정한 물질의 농도가 올라가거나 부족하면 신장 결석이 생길 수 있다. 환자의 결석이 소변으로 나오면 이를 분석해 어떤 성분으로 구성돼 있는지 밝혀야 재발을 줄일 수 있다. 대개 신장 결석은 한 가지 요인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여러 가지 성분의 균형이 무너질 때 생긴다고 보면 된다. 보통 소변량이 모자라 점도가 높은 상태에서 여러 물질을 결정으로 만들 수 있는 성분이 존재하는 경우에 생긴다.
감염, 음식물, 약물, 몸의 상태에 따라 칼슘, 수산, 요산 등의 농도가 소변에서 증가하게 되면 쉽게 신장 결석이 발생한다. 신장 결석의 80%는 칼슘이 주성분이며, 화학적으로는 수산 칼슘이다. 수산은 일부 과일과 채소에 있지만, 대부분간에서의 대사 과정에서 생긴다. 특정한 음식물이나 비타민 D의 다량 섭취, 일부 장 수술과 대사 장애가 소변 속의 칼슘과 수산의 농도를 높여 칼슘 결석을 형성한다.
어떨 때 신장 결석이 잘 생기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소변이 농축되고, 그 결과 신장 결석을 만들 수 있는 여러 물질의 농도가 증가해 쉽게 신장 결석이 생길 수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은 “더운 여름철에 많은 땀을 흘렸는데 적절하게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신장결석 위험이 커지고, 가족 가운데 누군가가 신장 결석을 앓은 적이 있다면 신장 결석이 생길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식이 단백질이 풍부하거나 짠 음식, 저 칼슘 음식은 신장 결석 가능성을 높인다. 자리에 누워서 생활하거나 의자에 앉아서만 생활하는 경우도 신장 결석이 잘 생긴다. 이는 운동 부족 때문인데, 운동 부족은 뼈에서 칼슘이 분비돼 콩팥에 모이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체질량 지수가 높거나 허리둘레가 굵거나 과체중인 경우는 장기적으로 신장 결석 빈도가 높다. 이런 현상은 여성일수록 뚜렷하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도 신장 결석 발생률이 정상 혈압인 사람의 약 2배 정도 높다.
<자료제공: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