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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세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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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세 알
  • 의약뉴스
  • 승인 2015.09.1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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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이 풍년이라고 합니다.

태풍이 비켜간 자리, 높고 푸른 가을하늘이 오곡백과에 양분을 흠뻑 주고 있군요.

이른 아침 온 몸에 햇살을 받은 도토리가 흘러가는 시냇물처럼 반짝반짝 빛납니다.

알싸한 맛이 나는 도토리 묵 생각이 나다가도 다람쥐의 열매로 남겨 두어야 하나, 잠시 고민에 빠져 봅니다.

아, 도토리도 풍년이니 하나는 먹고 하나는 남겨 두고 다른 하나는 커다란 참나무로 자랄 씨앗이 되게 멀리 던져야 겠습니다.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도토리 두 알/ 박노해

산길에서 주워든 도토리 두 알

한 알은 작고 보잘것 없는 도토리

한 알은 크고 윤나는 도토리

나는 손바닥의 도토리 두 알을 바라본다

너희도 필사적으로 경쟁했는가

내가 더 크고 더 빛나는 존재라고

땅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싸웠는가

진정 무엇이 더 중요한가

크고 윤나는 도토리가 되는 것은

청설모나 멧돼지에게나 중요한 일

삶에서 훨씬 더 중요한 건 참나무가 되는 것

나는 작고 보잘것 없는 도토리를

멀리 빈숲으로 힘껏 던져주었다

울지마라, 너는 묻혀서 참나무가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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