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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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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요
  • 의약뉴스
  • 승인 2015.06.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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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꽃들이 시들어 갈무렵 그러니까 봄이 지나고 여름이 절정에 다다를 즈음 능소화 꽃이 환하게 피어납니다.

도시든 시골이든 담장을 좋아해 울타리가 있는 곳에는 능소화를 볼 수 있지요. 주황색인듯 노란색인듯 하여튼 손바닥만하게 큼직한 꽃이 보는 눈을 시원하게 합니다.

눈을 멀게 한다고 잘못 알려진 꽃은 줄기나 잎 뿌리와 함께 약재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벌도 찾고 나비도 찾고 벌레들도 모여듭니다. 

사람보다 꽃이 더 아름다울 때는 바로 이때죠. 동백처럼 송이채 떨어질 때면 쿵 소리가 날 듯 합니다.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능소화 /이원규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화무 십일홍
비웃으며
두루 안녕하신 세상이여
내내 핏발이 선
나의 눈총을 받으시라


오래 바라보다
손으로 만지다가
꽃가루를 묻히는 순간
두 눈이 멀어버리는
사랑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기다리지 않아도
기어코 올 것은 오는구나


주황색 비상등을 켜고
송이송이 사이렌을 울리며
하늘마저 능멸하는
슬픔이라면
저 능소화만큼은 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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