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질 난 조물주가 몇 백 번 주물렀다 폈다 하면서 만들었는지 울뚱불뚱 제멋 대로 생겼지요.
하지만 생긴 것과는 달리 향이 아주 일품입니다. 좋은 냄새가 사람을 끌어 모으는 힘이지요. 눈에 잘 띄는 집 안이나 차의 어디에 놓아 두어도 당당한 자세가 아주 보기 좋습니다.
날로 먹으면 시고 떫지만 끊여서 차로 먹으면 건강에 그만입니다. 특히 기침과 가래에 효과가 크다고 하네요.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모과나무/서수찬
우리 회사 앞에
모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그 나무에는
열매가 익기 전에
따먹지 말라는 푯말이 걸려있다
모과 열매를 따먹는
사람이 있긴 있나 보다
못 생기고 누가 몇 백번을
주물렀다 폈다 하면서 구겨놓은 열매
어디서나 다 보이게 얼굴은 왜 그렇게 큰지
신문지를 덮어두고 싶은
나도 시집을 내면 시집 앞에
제목 대신에 시가 익을 때까지
읽지 마세요, 라고
적어 놓아야 겠다
내가 몇 백번 주물렀다 폈다 해 놓은
내 모과들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