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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가다보면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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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가다보면 길이 보인다
  • 의약뉴스
  • 승인 2014.06.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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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보이지 않을 때 흔히 암담하다고 한다. 희망이 없고 막막하다는 얘기다.

눈앞은 깜깜하고 우울한 것이 제약업계가 처한 현실 그대로다.

신약은 없다. 차별화된 품목도 없다. 리베이트도 없다. 다국적 제약사의 아웃소싱도 시원치 않다. 한마디로 사면초가다.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먼저 신약을 보자. 비용도 비용이지만 많은 연구자들은 케미컬 신약은 좀처럼 기대하기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나올 약은 이미 다 나왔다는 말이다.

거의 모든 제약사들이 혈압약, 당뇨약을 생산한다. 차별화된 품목이 없다는 말이다.

신약도 없고 차별화된 약도 없으니 영업사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사면초가의 세 번째 항목인 리베이트다. 하지만 이제 리베이트는 없다.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줄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아무리 의료공급자의 검은 유혹이 강력해도 리베이트 품목의 급여정지나 급여삭제의 위험을 무릅쓰고 요구를 들어줄 제약사는 거의 없다.

외국 제품을 대신 팔아주는 상품매출을 올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업체 간 경쟁이 심하고 운 좋게 품목 하나를 잡았다고 해도 박한 마진 때문에 거의 남는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들은 어떤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연구개발비와 거래처 방문 횟수를 늘리고 마케팅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린 처방이 될 수도 있다. 현실과 대책이 언제가 같이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상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제약사가 있다는 사실이다. 중견제약사 가운데 그런 제약사 그룹이 있고 상위사 가운데 그런 그룹이 있다.

이들 제약사는 탄력을 받아 누가 뒤에서 밀어주지 않아도 계속 앞으로 나간다. 그래서 성장하는 제약사들의 영업방식을 따라하려는 제약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유가 뭔지 알아서 우리도 접목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제대로 된 처방이 아니다.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와 모든 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되니 아예 회사를 팔아 보자고 나서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팔려는 회사가 많아지면서 매각도 쉽지 않다.

사업은 어렵고 매각도 쉽지 않으니 여간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일. 배수진을 치고 앞으로 나아가면 되지만 앞은 막혀 나아갈 수도 없다.

“현 위치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고 업계 한 관계자는 말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살고 보자는 식이다.

이 관계자는 “이런 때 정부에서 정책적 배려를 해주면 숨통이 띄일 것”이라고 정부대책을 기대했다. 그러나 곧 “차라리 대책이 없는 것이 낫다”고 한 숨을 쉬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지름길은 없다. 그렇다고 주저 앉을 수도 없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모든 희망은 절망에서 나왔다. 한숨으로 위기가 기회가 될 수는 없다. 천천히 가는 소가 천리를 가는 우보천리 인 것처럼 원칙과 정도를 지키면서 한 발 한 발 전진하는 수가 최선의 묘수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절대로 리베이트에 한 눈을 팔아서는 안 된다. 가다보면 오아시스가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마침내 이겨낸 승자는 진정한 강자로 우뚝 선다는 자신감을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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