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자들은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41.3%가 온라인게임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연령이 낮을수록 인터넷을 이용하는 주된 목적이 게임으로 밝혀졌고, 유·아동의 69.4%, 청소년의 54.0%가 온라인게임을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을 위협하는 무서운 게임 중독의 현실은 어디까지 왔으며 과연 빠져나갈 탈출구는 없는 것일까?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원장 이대일)를 통해 알아보자.
초등학생들은 학교 운동장이나 집 앞 놀이터에서, 중·고등학생들은 농구코트나 축구장에서 방과 후 해가 능선을 넘어가도록 땀을 흘리며 놀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엄마들은 따뜻한 저녁밥을 먹이기 위해 창문을 열고 아이 이름을 고래고래 불렀고, 땀 냄새를 폴폴 풍기며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밥을 먹기가 바쁘게 곤하게 잠들곤 했다.
빠르게 바뀌어 간 시대와 문명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바뀔 것 같지 않던 좋은 풍경을 지웠다. 아이들은 방에서 저마다 모니터를 마주 보고 웃음기 없는 얼굴로 자판을 두드리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엄마들은 열리지 않는 방문을 붙잡고 아이를 향해 “컴퓨터좀 그만하라.”고 외치고 있다. 그중 고등학생의 중독률이 가장 심각한 상태로 성인의 수치를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인터넷 게임 중독이 술이나 도박, 마약과 더불어 4대 중독으로 분류되었을 때 많은 이가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술과 마약 중독이 역사가 무척 오래되었으며 주로 성인들 사이에서 성행하는 것과 달리 인터넷 게임 중독은 20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전 연령층으로 퍼졌다는 점, 금단 증상과 내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다른 중독 증상과 같이 위험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뇌 발달이 활발한 청소년 시기에 심각한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질 경우 이해력과 어휘력 등 지적 능력이 저하되는 증상이 의학 연구 결과로도 밝혀졌다. 유아기 때부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성격장애, 집중력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물론 소아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해 인터넷 게임 중독이 얼마나 위험한 증상인지를 알게 한다.
우연한 기회에 게임을 접했다가 한 번, 두 번 횟수를 늘려가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게임에 중독되는 경우가 대두분이지만, 의외로 외부 환경이나 개인적인 상황이 게임 중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성적이 떨어졌을 때 느끼는 우울감과 자존감 상실을 게임을 통해 보상하려다 깊은 중독 상태에 이르거나 가정 내에 소통이 부족하거나 불화가 있을 때에 가상의 세계인 온라인 게임을 통한 대리만족이나 쾌감을 통해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중·고등학생의 온라인 게임 중독이 단지 개인의 중독증세로 그치는 게 아니라 외부를 향한 폭력성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경고한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게임에 중독되면서 가족이나 친구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며 심지어 온라인상에서 경쟁한 상대를 찾아가 다투기도 하는 사례들이 상당하다.
사실 청소년 게임 중독에 대한 획기적인 예방 대책은 여전히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뛰어난 인터넷 인프라와 그에 따른 컴퓨터 및 스마트폰의 쉬운 접근성 때문에 아이들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학업 의욕을 잃어가고, 친구들과의 교류에도 무관심한 채 충혈된 두 눈으로 늦은 시간까지 모니터와 마주하고 있는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가정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사회문제 대부분이 그러하듯 청소년 게임 중독의 해답도 결국 가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가치관이나 윤리관이 뚜렷하지 못한 아이들이 온라인 세상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상대를 죽이거나 총알을 쏘아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부모가 먼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잠재적 폭력성을 키우고 있을 수 있음을 환기해 지속적으로 다른 종류의 취미나 놀이를 찾아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빡빡한 시간 틈 사이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을 찾을 뿐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숨 쉴 틈 없는 학습만을 강요하기보다 몸을 움직여 놀며 배울 수 있는 운동이나 놀이를 선물하고, 무엇보다 아이의 작은 질문 하나에도 성실히 답하고 어떤 소식이든지 함께 나누어 보는 것으로 게임 중독 예방을 실천해 보자.
또 “부부가 사이가 좋고 애정이 돈독하다면 자녀는 훈육하지 않아도 부모의 그늘 아래에서 잘 자란다.”는 말이 있듯 따뜻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림으로써 아이 홀로 차가운 온라인 세상을 헤매지 않도록 도와주는 등불이 되어주어야 할 것이다.
정말 심각한 사회문제인 것 같습니다.
특히 뇌 발달이 활발한 청소년 시기에 심각한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질 경우 이해력과 어휘력 등 지적 능력이 저하되는 증상이 의학 연구 결과로도 밝혀졌다고 하네요. 가정에서의 철저한 관심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