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5-07-17 18:45 (목)
바람의 흔적 바람의 발자국들
상태바
바람의 흔적 바람의 발자국들
  • 의약뉴스
  • 승인 2014.02.12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일 눈이 내리고 눈 그친 아침 눈길을 걷는다. 누구 였나. 눈보라 속을 뚫고 왔다가 돌아간 발자국 보인다.

동물의 발자국도 있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며 길게 심호흡 한다. 바람의 흔적을 따라 산을 오른다.( 다음은 장석주 님의 '눈길' 이라는 시이다.)

 
 
 

눈길/장석주

종일 눈보라가 쳤다.

누구였을까,

눈보라 속을 뚫고 왔다가 돌아간 사람,

눈 위에 찍힌 어지러운 발자국,

그 옆에 족제비 발자국도 가지런하다.

언 내[川]를 건너는 눈보라,

눈 맞고 서 있는

자두나무야, 너는 외롭냐?

저문 뒤

귀가 큰 어둠과 귀신이 왔다가 돌아갔는데

눈길에는 발자국이 없다.

밤은 三更,

다시 귀가 큰 어둠이 내려와 있다.

눈 그친 아침

밤새 눈보라 속에서 제 몸에 채찍질을 하며

달려간 바람의 흔적,

바람의 발자국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