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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쥴참협과 약발협의 치욕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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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쥴참협과 약발협의 치욕 되풀이
  • 의약뉴스
  • 승인 2004.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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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참협'이라는 도매업계 사조직이 있었다.

쥴릭참여협력업체의 줄인 말이다. 쥴참협에 참석한 도매상들은 도매협회 임원을 중심으로 내로라 하는 거대 도매상들이 대부분 이었다. 이들은 쥴릭이 국내에 상륙해 자리를 잡으려 할 때 쥴릭을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쥴참협을 만들었다.

도매협회장을 역임했으며 당시 쥴참협 회장을 맡고 있던 모 회장을 만나 인터뷰한 사실을 기자는 기억하고 있다. 당시 기자는 왜 쥴반협이 아니고 쥴참협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대답을 잘 못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한가지는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

쥴릭이 이땅에서 뿌리를 내려서는 안된다는 말이었다. 그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고 신중했고 하는 말들은 무게가 있었다. 기자는 깜빡 속았다. 나중에 실체가 드러났을 때 쥴참협은 쥴릭에 반대한 것이 아니고 이름대로 쥴릭에 협조했고 오늘날 쥴릭을 키운 결정적 역할을 했음이 드러났다. 배신감은 컸다.

이 시점에서 약발협을 한 번 되돌아 보고 싶다. 현재도 존재하고 있는 약발협은 약업발전협의회의 준말이다. 여기에 가입한 도매상들도 힘깨나 쓰는 국내 대표적인 도매상들이다. 이들은 이름 그대로 약업계 특히 도매업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창립됐지만 실제로는 쥴릭과 마진협상을 하기 위한 단체였다.

이들은 입만 열면 쥴릭이 마진을 인하하기 때문에 도매업계가 고사한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쥴릭은 이들의 주장대로 마진을 깍고 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마진하향 조정은 쥴릭과 약발협이 합의한 사항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기자는 '역사는 되풀이 되고 있다'는 학자의 말이 기가 막히게 딱 들어 맞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앞으로는 저마진을 합의해 놓고 뒤로는 마진상향 운운하면서 투쟁해야 한다고 외쳐 댔으니 그 구린내 나는 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외자 도매상에 질질 끌려 다니면서 한 것이 고작 마진하향이었으면서도 마치 국내 도매상들을 대표해 업권을 지키는 수호천사인 것처럼 선전하고 다닌 쥴참협이나 약발협 등은 쏟아지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석고대죄함이 어떤가.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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