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사내가 아쉬운 듯 해를 등지고 낚시질을 하고 있다.
잡았는가. 그는 비탈길을 손살같이 달려 나가더니 한 녀석을 물에서 끌어 올렸다.
이제 녀석은 평생 물속에서 헤엄치면서 사는 일은 없겠지. 그동안 수고 했다. 물고기 녀석. ( 다음은 마종기 시인의 '낚시질' 이라는 시이다.)
낚시질 / 마종기
낚시질하다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 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기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평생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하다
문득 온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고
중년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같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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