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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분수, 시원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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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분수, 시원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 의약뉴스
  • 승인 2013.08.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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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를 보면 시원하다.

연일 폭염이니 열대야니 하면서 겁을 줘도 분수를 보면 시원하다.

시인은 두쪽으로 갈라지는 분수를 보면서 이별의 아픔을 노래 했지만 사람들은 그저 시원하기만 하다.

사람과 시인의 눈은 이렇게 다르다.

분수(噴水) /김춘수

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姿勢)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

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

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떨어져서 부서진 무수한 네가

왜 이런 선연(鮮然)한 무지개로

다시 솟아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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