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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말타의 매(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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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말타의 매(1941)
  • 의약뉴스
  • 승인 2013.04.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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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의 시대가 있었다. 공권력이 대세인 지금 탐정은 전설속의 단어가 됐지만 그 시대 탐정은 한 세월을 풍미했다. 거장 존 휴스턴 감독의 ‘말타의 매’(원제: The maltese falcon)는 탐정이 이름값을 하던 당시의 이야기다.

동료 탐정 어처( 그래디스)와 사무실을 함께 운영하던 샘 스페이드( 험프리 보가트)는 어느 날 여비서의 말에 따르면 대단한 미모의 여인 원덜리( 메리 에스터)의 사건 의뢰를 맞는다.

현장에 출동한 동료 어처는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당하고 의뢰인이 거명한 남자도 죽는다.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은 샘을 살인자로 의심한다. 어처의 부인과 불륜 관계를 맺고 있던 샘은 난처한 입장에 처한다.

궁지에 몰린 샘은 사건의 실체 파악에 주력하는데 그 핵심에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말타의 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매는 머리에서 발톱까지 온통 금과 보석으로 장식한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대단한 물건이다.

샘은 원덜리를 찾아가 사건의 자초지정을 깨묻는데 이 과정에서 원덜리는 본명이 오쇼네시이고 사건의뢰의 내용도 진실이 아니라고 실토한다. 샘은 믿을 수 없는 이 여인이 사건해결의 열쇠를 쥔 인물이라는 것을 탐정의 본능으로 알아챈다.

 
이 때 곱슬머리에 여자목소리를 내는 조엘 카이로( 피터 로리)가 나타나고 이어 좀 모자란 듯 하고 경직된 월머 쿡( 엘리사 쿡 주니어)이 샘의 뒤를 미행한다. 결국 샘은 두목 뚱보 (시드니 그린스트리트)와 만나 돈과 말타의 매을 맞바꾸는 협상을 벌인다.

마침내 샘은 말타의 매를 갖고 오지만 납으로 된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죄를 뒤집어 쓰지 않기 위해 연쇄 살인의 용의자가 필요했던 샘은 월머 쿡과 어처의 진짜 살인범인 오쇼네시를 경찰에 넘긴다.

긴 트렌치 코트와 굴곡이 심한 중절모를 쓰고 거칠면서 우수에 찬 모습으로 예측 불가능한 어둠의 세계를 배회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담배를 피는 험프리 보가트의 매력이 물씬 넘치는 이 영화는 검은 영화로 불리는 ‘필름 누와르’의 시초로 평가받고 있다.

여 주인공으로 나오는 메리 에스터 역시 조금 과장하면 저항할 수 없는 관능적 매력으로 남성을 파괴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팜프 파탈의 효시로 기억될 만하다.

살인도 마다 않고 거짓말은 밥 먹는 듯이 하고 원하기만 하면 흘리는 눈물 연기는 볼 만 하다. 연약한 겉모습으로 음흉하고 사악한 본 모습을 숨기는 재주가 대단하다. 둘은 사건의 말미에 이르러 키스를 하는 등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남자의 위기다.

하지만 여기서는 여자보다 남자가 한 수 위다.(이후에 부지기수로 나오는 누와르에서는 여자에게 당하는 남성들의 숱한 이야기가 있다. ) 울면서 빠져 나가려는 여자에게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 울어도 소용없다. 동료가 죽었으니 난 뭔가를 해야 한다. 탐정일이란 것이 이런 것이다. 범인을 도와주면 탐정업계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동료를 신뢰하지도 않으면서( 어처가 죽자 바로 간판에서 어처 이름을 뗀다.) 여자를 내치기 위해 태연하게 동료의 죽음을 언급한다.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느냐고 여자가 애원하면서 매달릴 때는 “처음 며칠은 힘들 거다. 허나 곧 지나 갈 것이다” 라고 말하고 경찰에게 넘기면서는 이 정도 대사라면 외워뒀다가 어디서건 한 번 써먹을 만한 명대사를 빠르게 내뱉는다.

" 그들이 당신 목을 매달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사랑스럽고 보기 좋은 목을... 종신형을 면할 기회는 있다. 당신이 착하게 굴면 20년 쯤 후에는 출감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때는) 당신을 기다리겠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교수형을 당한 다면 난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국가: 미국

감독: 존 휴스턴

출연: 험프리 보가트, 메리 에스터, 시드니 그린스트리트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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