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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동 김경희 은명내과 원장, 보령의료봉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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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동 김경희 은명내과 원장, 보령의료봉사상 수상
  • 의약뉴스
  • 승인 2004.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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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사랑 61년
보령제약(회장 김승호)과 의협신문(대한의사협회, 회장 김재정)이 공동으로 제정하는 ‘제20회 보령의료봉사상’ 시상식이 22일 저녁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의사이자 사회사업가로서 60년 넘게 ‘생명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는 상계동 은명내과의원 김경희(85세) 원장이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상패와 메달, 그리고 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

김경희 원장은 지역 사회 빈자들을 위한 무료 봉사 진료, 주민 계몽을 위한 간염 공개 강좌와 상담, 무료 독서실 운영, 무의탁 노인과 지체 부자유자들을 위한 심부름 서비스, 불우 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 불우이웃 공동체 지원 등의 활동으로 ‘상계동 슈바이처’로 불리고 있는 이 시대 참의료인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김 원장이 신림동, 답십리 청계천 뚝방, 망원동 한강 뚝방 등의 판자촌에 머물며 무료 진료를 실천하다가 ‘어려운 이웃이 많다고 판단되는’ 노원구 상계동에 은명내과의원을 개설한 때가 1984년 3월. 이 때부터 상계동 ‘슈바이처’로서의 활동이 본격화된다.

1985년 은명장학회를 설립, 지금까지 불우 청소년 2,2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1986년에는 심장수술후원회를 설립해 선천성 심장병 환자 36명을 후원했다.

또, 무료독서실을 열어 상계동과 중계동 일대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고, 무료 심부름 센터를 열어 무의탁 노인과 지체 장애인들의 병원진료를 도왔다. 이 지역 가난한 이웃 100가구를 선정해 ‘은명마을’을 건설하고 꾸준히 식구들을 찾아 의료 뿐만 아니라 생활을 챙겨주고 있다.

무료 진료는 중계동 무료 진료소를 중심으로 늘 병행했으며, 중계사회복지관으로의 무료 왕진은 지금도 매월 둘째, 넷째주 일요일마다 계속하고 있다. 1991년부터 꾸준히 간염 공개 강좌와 인터넷 상담 등으로 주민 계몽 운동을 하고 있다.

1998년 한국간협회(현재 명예회장)를 설립해서 격월간 ‘간의 등불’을 발행하고, 내원하는 환자들에게는 ‘요양수첩’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김 원장의 의지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도 바로 그의 병원, 은명내과의원이다.

지금도 병원 대기실에는 의료보호 지정 의원으로서의 이용방법을 안내하기 위해 “1종 환자는 진료비가 모두 무료이며, 2종 환자는…”이라는 안내문이 있는데, 그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덧붙여 있다. “의료보호 대상에서 제외된 분으로 생활이 어려운 분은 접수 창구에서 미리 말씀해 주시면 편의를 봐드리겠습니다”

60여년 변함없는 이 노의사는 “의사들이 겸손의 덕을 배우면 최고로 좋은 의료를 할 수 있다. 겸손하면 자동으로 양질의 의료를 베풀게 되고 환자에게 기쁨을 주게 된다. 겸손과 생명사랑의 마음… 그게 최고”라고 말한다.

김 원장은 보령의료봉사상을 수상하게 된 것과 관련해 “의사협회에서 의사에게 주는 상을 의사로서 받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아울러 “작년 봄 몸이 너무 좋지 않아서 이제는 이 일들을 그만둬야 할 때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까지라도 계속 끌고 오면서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돼서 너무 기쁘다. 내가 승차할 수 있는 ‘막차’를 놓치지 않은 것 같아 운이 좋은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나로서는 최선을 다해 후회도 없고 아쉬움도 없다. 다만, 내가 손을 놓으면 이 일들을 이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런 일은 강요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라며 아흔을 바라보는 노의사는 말끝을 흐렸다.

보령제약과 의협신문이 공동 제정하는 ‘보령의료봉사상’은 국내외 의료 취약 지역에서 의술과 사랑을 베풀며 이웃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참의사로서의 인술 구현에 헌신한 의사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 그 공적을 널리 알려 참된 의료인상을 기리기 위한 상이다. 1985년 처음 제정돼 매년 시상되고 있으며, 올해로 20회를 맞이했다.

의약뉴스 이현정 기자(snicky@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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