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수술과 관련된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환자단체가 정부의 객관적 검증을 요청을 촉구했다.
보건복지부와 국회의 직무유기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성토하며 정부가 나서 논쟁을 신속히 종결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연합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카바수술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유족의 의견을 전달함과 동시에 카바수술과 관련 의문과 견해를 제시했다.
먼저 환연은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해당 환자들의 알권리 확보와 선택권 보호를 위해 ‘카바수술’이라는 용어를 환자관점에서 재정의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하는 성명서 전문
카바링을 사용한 심장수술법에 대해 우리 환자들은 묻는다.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와 보건복지부, 국회는 답변하라.
올해 70세의 길정진 씨가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카바링을 이용한 대동맥판막성형술”을 포함한 총 4가지 복합 심장수술을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에게서 지난 9월 19일 받고 입원 일주일 만인 9월 26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유족은 11월 6일 <환자Shouting카페>를 통해 “송명근 교수에게 카바링을 사용한 심장수술을 받게 된 경위, 수술적응증이 아닌 불필요한 수술이라는 의혹 제기, 수술 동의서 작성 과정 및 내용 변조 사실, 의료진의 수술 후 합병증 대응 미숙 등”을 폭로했고 지난 11월 12일 형사고소와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그러자 11월 12일 건국대병원은 <카바수술 관련 건국대병원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고 이후 송명근 교수와 전북대병원 흉부외과 최종범 교수가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유포시키는 것과 환자 개인정보를 유족의 동의 없이 함부로 유출한 행위에 대해 고 길정진 씨 유족들은 현재 분노를 넘어 경악하고 있다. 이에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연합회)가 유족의 의견을 전달함과 동시에 “카바링을 사용한 심장수술”에 대한 환자단체연합회의 의문과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1. 환자들은 ‘카바수술’의 용어부터 혼란스럽다.
송명근 교수는 ‘카바수술’이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을 말하고 ‘대동맥판막성형술’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송명근 교수는 2011년 7월 보건복지부가 카바수술에 대한 비급여 고시를 한 이후부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서 정한 행위 정의에 맞도록 ‘대동맥판막성형술’을 해왔고 지난 10월 26일 사망한 길정진 씨도 ‘대동맥판막성형술’로 사망했으니 ‘카바수술’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월 12일 자 <데일리메디>에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전북대병원 흉부외과 최종범 교수는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로부터 길정진 씨 의무기록을 건네받아 검토한 결과 “당시 환자는 판막을 감싸고 있는 대동맥 근부가 4.7cm 늘어나 있었고, 대동맥 자체가 4~5cm 늘어져 있어 카바수술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카바수술은 잘 되었지만 수술 후 환자가 평상시 심하게 앓았던 동맥경화가 장으로 가는 혈관을 막아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최종범 교수는 데일리메디 기사에서 송명근 교수를 강력히 변호하고 지지하는 인터뷰를 했음에도 송명근 교수의 주장과 달리 길정진 씨가 받은 수술은 ‘카바수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학자들도 ‘카바수술’이라는 용어에 대해 헷갈리고 있다.
특히, 카바수술과 관련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제기한 안전성 논란 중 하나는 “카바링’을 고정한 자리에 협착 가능성과 염증발생률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카바수술의 핵심은 어떤 수술방법인지가 아닌 카바링의 사용 여부이다.
따라서 앞으로 환자단체연합회는 ‘카바수술’이라는 용어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카바링을 사용한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 ‘카바링을 사용한 대동맥판막성형술’ 등으로 용어를 통일하겠다. 그렇다면 길정진 씨는 ‘(주)사이언씨티가 제조한 카바링 3개를 사용한 대동막판막성형술’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해당 환자들의 알권리 확보와 선택권 보호를 위해 ‘카바수술’이라는 용어를 환자관점에서 재정의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2. 고 길정진 씨가 ‘카바링을 사용한 대동맥판막성형술’을 포함한 총 4개의 복합 심장수술을 받아야 하는 적응증인지 의학적 검증이 필요하다.
2007년 심방세동을 판정받아 와파린을 복용 중이던 길정진 씨는 2008년 1월 28일 건국대병원으로 진료처를 변경하고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에게 진료를 시작했다. 2010년 8월 한여름에 와파린 부작용으로 얇아지고 변색된 길정진 씨 양팔의 피부상태를 본 송명근 교수는 와파린을 끊을 수 있다며 수술을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지역 생활체육회 사무국장으로 재직 중이던 길정진 씨는 수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2년 8월 체육회 사무국장 퇴임 후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와파린 복용을 끊을 수 있다는 송명근 교수의 말을 기억하고 수술을 고려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뜻을 전해 들은 자녀들은 지방에 계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송명근 교수를 찾아갔다. 와파린을 끊고 싶어서 가슴을 여는 큰 수술을 하시겠다는 고령의 아버지가 염려된 둘째 딸 길윤진 씨는 “아버지 연세가 올해 70세이신데, 이렇게 큰 수술을 꼭 하셔야 해요?”라고 물었고, 송명근 교수는 “지금 평균 연령이 얼마야? 93세에서 94세야. 70세면 청년이지. 20년은 더 사실 수 있는데….”라며 자녀들을 설득했고 병원비를 묻는 길윤진 씨에게 “의료보험 되는데 뭐가 걱정이야”라고 했다.
9월 17일 입원 후 이틀에 걸쳐 제반 검사를 받은 후 “중증 대동맥판막폐쇄부전(나중에 의무기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중중’이 아닌 ‘경증(CT 검사상)’ 또는 ‘경증과 중등도 사이(초음파 검사상)’ 대동맥판막폐쇄부전), 경증 승모판막폐쇄부전, 심방 세동, 대동맥 근부 신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흉부외과 레지던트는 ‘중증 대동맥판막폐쇄부전’으로 가슴을 여는 수술을 기왕에 하는 거니까 ‘경증 승모판막폐쇄부전’과 ‘심방 세동’과 ‘대동맥 근부 신장’까지 총 4가지 수술을 모두 한꺼번에 하자고 했다.
문제는 관련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 한결같이 “70세의 고령이고 ‘중중’이 아닌 ‘경증’ 또는 ‘경증과 중등도 사이의’ 대동맥판막폐쇄부전인데 가슴을 여는 큰 수술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의무기록지에 기록되어 있는 같은 병원 심장내과 교수의 수술 전날 협진 회신 내용에도 “길정진 씨는 수술 후 출혈 위험이 따를 수 있으므로 약물치료로 경과 관찰할 것을 권한다.”라고 되어 있다.
또한, 길정진 씨 유족은 필요하다면 의무기록지 일체를 공개 웹하드에 올려 심장질환 전문가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인, 일반인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해 공개 검증을 하는 것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타 병원인 전북대병원 흉부외과 최종범 교수가 유족 동의도 없는 상태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시 환자는 판막을 감싸고 있는 대동맥 근부가 4.7cm 늘어나 있었고, 대동맥 자체가 4~5cm 늘어져 있어 카바수술이 필요했던 상황이다.”라는 식으로 송명근 교수에게 불리한 ‘건국대병원’에서의 CT 검사, 초음파 검사 결과는 언급하지 않고 송명근 교수에게 유리한 2012년 9월 7일 광주에 소재한 ‘내과의원’에서 받은 초음파검사 수치만을 언급하는 여론몰이를 계속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길정진 씨 사망사건의 핵심은 카바수술을 받았는지도 아니고, 예상 가능한 수술 합병증으로 죽었는지도 아니다. 수술 적응증이 아닌 환자를 송명근 교수가 무리하게 ‘카바링을 사용한 대동막판막성형술’을 했는지 여부이다. 이에 대해 송명근 교수는 “명백한 대동맥판맥성형술 적응증에 해당한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앞으로 관련 학회나 법정에서 소송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3. 왜 환자가 아닌 가족 동의를 받았으며, 수술동의서의 수술사망률이 왜 변조되어 있는가?
송명근 교수는 지난 11월 12일 성명에서 “길정진 환자의 병력과 지병 등 여러 문제를 고려했을 때 다른 환자보다 위험성이 높게 평가되어 이를 수술 전에 고지하였음을 분명히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족은 명확한 허위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수술 전날 18일 흉부외과의 레지던트가 수술동의서에 서명도 해야 하고 합병증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하니 가족이 병원에 들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같은 날 저녁 9시 반 경 가족이 병원에 가서 레지던트로부터 아버지의 상태와 수술 후 합병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문제는 레지던트가 길정진 환자에게 직접 동의를 받으려고 설명했지만, 환자는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귀담아듣지 않는다면서 가족을 불러 다시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는 것이다. 즉 환자 본인으로부터 수술동의를 받지 않은 것이다.
유족을 더욱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레지던트가 ‘수술사망률’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않았음에도 아버지 사망 후 유족이 수술동의서 사본을 발급받으니 공란으로 비어있던 ‘수술사망률’ 기재 부분에 필체가 다른 글씨로 (50%)라고 기재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또한 ‘환자가 직접 서명하지 못한 이유-기타 부득이한 경우’를 적게 되어 있는 공란에도 다른 필체로 <환자원함>이라고 누군가가 사후에 표시해 놓은 것이다.
사망률 50%면 2명 중에서 1명이 죽는 위험한 수술이다. 어떤 환자가 70세의 고령에 2명 중의 1명이 죽는 위험한 수술을 단순히 와파린 복용 불편을 없애기 위해 하겠으며 이러한 수술에 동의하는 환자가족이 어디 있겠는가? 이에 대해서 건국대병원과 송명근 교수는 명확히 해명해야 할 것이고 만일 수술동의서를 변조했다면 이에 관해 법적인 책임도 져야할 것이다.
4. 의료진의 수술합병증 대응 미숙으로 사망했는지 아니면 사망률 71%의 희귀질환 지병으로 사망했는지는 검찰과 판사가 공정하게 판정할 것이다.
길정진 씨는 “카바링을 이용한 대동맥판막성형술”을 포함한 총 4개의 복합 심장수술을 받은 후 빠른 회복과 퇴원을 기대하던 것과는 달리 9월 22일 토요일 오후 2시경부터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6시간이 지난 후 얼굴을 내민 레지던트는 수술 후 복부에 가스가 차서 그런 것이라며 열심히 운동하라는 지시만을 남겼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통증으로 입술까지 물어뜯으며 잠 한숨 못 자고 아파하는 환자를 보고도 의료진은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의료진은 22일 오후 2시부터 중환자실로 옮겨진 24일 오후 5시까지 53시간 동안 운동, 진통제, 좌약, 관장 등의 처방을 내렸을 뿐 다른 수술합병증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하지도 고려하지도 않았다.
결국, 환자가족의 강력한 요청으로 CT 검사 오더가 났고 검사실로 이동하는 중에 이미 길정진 씨는 의식을 잃었고 오후 6시 30분경 CT 검사실에서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을 했고 이틀 뒤인 26일 오전 9시경 환자는 결국 사망했다.
유족이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송명근 교수가 ‘카바수술’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①‘카바링을 사용한 대동맥판맥성형술’을 포함한 총 4개의 복합 심장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아버지가 중증의 환자였는가와 ②환자나 환자가족에게 수술합병증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는가와 ③송명근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들이 수술 후 합병증 대응을 제대로 했는가이다.
송명근 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길정신 씨는 지병인 사망률 71%의 희귀질환 때문에 사망했고 심장수술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북대병원 흉부학과 최종범 교수도 “길정진 씨도 평상시 심했던 동맥경화가 장으로 가는 혈관을 막아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건국대병원이 아닌 타병원의 흉부외과 의사인 최종범 교수가 길정진 씨 유족의 동의도 없이 어떻게 의무기록지를 입수했고 왜 언론에 환자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내용까지 언급하면서 인터뷰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어쨌든 송명근 교수와 최종범 교수는 환자의 평소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은 여러 자문과 검토를 거쳐 지병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이라는 자료를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는 검찰과 법정에서 수사와 소송을 통해 확인하면 될 것이다.
5. 건국대병원이 유족의 동의 없는 환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은 위법행위이다.
지난 11월 8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들이 길정진 씨 유족을 초대해 기자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이후 기자들이 건국대병원과 송명근 교수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한결같이 “상세한 내용은 환자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것이어서 말할 수 없다”고 밝혔고, 11월 12일 건국대병원 성명에서도 “환자의 비밀을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진실을 밝힙니다.”라며 환자 개인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행동하였다.
그런데 지난 11월 12일자 <데일리메디> 기사에 따르면 전북대병원 흉부외과 최종범 교수는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로부터 길정진씨 의무기록을 건네받아 검토했다고 인터뷰 했고 이는 명백히 유족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최종범 교수의 인터뷰 내용은 시종일관 송명근 교수가 성명이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과 흡사하다.
그것도 <데일리메디>라는 의사들이 많이 보는 언론매체에 인터뷰 기사 형식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환자단체로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환자의 개인정보가 환자나 유족의 동의가 없이 임의로 유통되고 있는 것과 학술적 목적이 아닌 언론기사 보도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 침해행위이다. 최종범 교수는 어떻게 길정진 씨 유족의 동의도 없이 의무기록지를 송명근 교수에게서 전달받았는지 그 경위를 밝혀야 한다.
6. 길정진 씨 유족은 카바수술을 반대하는 일부 의사나 인터넷포탈의 사주를 받아서가 아니라 ‘카바링을 사용한 심장수술법’으로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려고 나선 것이다.
송명근 교수는 이번 길정진 씨 유족의 “카바링을 사용한 심장수술”에 대한 문제 제기가 “그동안 격렬하게 카바수술을 반대해 온 일부 의사들과 모 인터넷포탈이 유가족의 슬픔과 불행을 이용하여 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하면서 환자와 의사 사이를 이간질하고 의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송명근 교수의 물타기식 허위주장에 대해 유족뿐만 아니라 41일 동안 길정진 씨 사망사건을 중립적 입장에서 전문가, 법조인 등의 자문을 거쳐 최종적으로 11월 6일 <환자Shouting카페>를 통해 사회 이슈화했던 환자단체연합회로서도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환자단체연합회에 소속된 여러 환자단체는 지난 몇 년 동안 ‘카바링을 사용한 심장수술법’에 대해 심장학회, 흉부외과학회, 보건사회연구원, 심평원 등과 송명근 교수 간의 안전성 논쟁과 일부 의료인과 모 인터넷 언론사 간의 법정소송도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동안 ‘카바링을 이용한 심장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지내는 환자들도 보았고 불필요한 수술을 받거나 수술 후 부작용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도 보았다. 후자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 지금까지의 “의료인 중심의 논쟁”에서 “피해환자 처지에서의 카바링을 이용한 심장수술법에 대한 검증”을 정부, 국회, 학회 등에 요청해 보자고 여러 번 설득했다. 하지만 그 당시 송명근 교수에게서 치료받는 상황이어서 혹시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모두 주저했었다. 그러다가 올해 9월 26일 길정진 씨 사망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유족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카바수술’과 같이 신의료기술의 일종인 ‘로봇수술’로 재작년 사망한 중견배우 박주아 씨 의료사고 문제 제기를 환자단체연합회가 한 사실을 알고 방문했었다. 유족은 송명근 교수를 포함한 의료진들이 수술 후 합병증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아버지가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환자단체연합회 방문 때 이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한 상태였다.
환자단체연합회에서 의료적, 법무적 검토를 통해 송명근 교수가 시행한 ‘카바링을 이용한 대동맥판맥성형술’ 포함 총 4개의 복합 심장수술은 “①카바수술 용어 ②수술 적응증 ③설명의무 위반 및 수술 동의서 변조 ④수술 합병증 대응 미숙 ⑤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 ⑥신의료기술 용어 문제 등 다양한 논점을 포함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유족을 설득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정신청을 취하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로 설득했다. 또한,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유족은 형사고소를 강력히 희망해 11월 12일 오전에 의료진 5명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했고 같은 날 오후에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 대한민국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따라서 송명근 교수는 현재의 카바수술 논란이 재연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카바수술을 강력하게 반대해온 일부 의사들과 모 인터넷포탈이 ‘유가족의 슬픔과 불행을 이용해 사주한 것’이라는 사실이 아닌 주장을 이제는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7. 카바수술 논쟁에 대한 보건복지부와 국회의 직무유기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우리 환자단체연합회는 ‘카바수술을 찬성하는 송명근 교수 그룹이나 지지 환자모임’ 또는 ‘카바수술을 반대하는 학회나 의료진 그룹이나 피해 환자모임’ 그 어느 누구의 편도 아니다. 카바링을 둘러싼 의료계의 오랜 논쟁과 그 논쟁이 계속되는 동안 해당 환자들이 피해를 받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정부나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은 국회에 분통이 터질 뿐이다. 6월 14일 카바수술의 한시적 비급여 종료시 정부가 어떤 분명한 조치를 했다면 길정진 씨는 사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우리 환자단체연합회는 ‘카바수술’을 둘러싼 논쟁을 신속히 종결지어 줄 것을 보건복지부에 강력히 요청한다. 이번 11월 3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카바수술이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어떤 결정이든 받아들이겠다. “카바링을 사용한 심장수술”을 받고 건강한 환자들이 이러한 논쟁으로 불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또한 “카바링을 사용한 심장수술”을 받을 필요 없는 환자들이 더는 이러한 수술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회의에서는 반드시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난 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이 제대로 되었는지 국회 차원의 검증이 바로 뒤따라야 할 것이다.
8. 건국대병원의 카바수술 외국동향 소개에 대한 학회와 정부의 객관적 검증을 요청한다.
최근 건국대병원은 “중국 의료진이 2012년 6월 송명근 교수를 초청해 카바수술 시범수술을 시행했고 두 곳에 카바센터를 건립 중이며 9명의 중국의사가 건국대병원에서 수술 연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2012년 11월 3일 일본심장혈관학회에서 송명근 교수의 ‘새로운 동맥판막 성형술’에 대한 수술 전 과정이 위성 생중계되었고 실시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카바수술을 반대하는 학회와 전문가들의 주장이 틀렸다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학회와 정부는 이와 관련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중국과 일본에 카바수술이 소개되는 되었다는 사실이 ‘카바수술’의 안전성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신빙성 있는 근거인지를 밝혀 해당 환자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9. ‘신의료기술’이란 용어를 ‘예비 신의료기술’ 또는 ‘검증 신의료기술’로 변경해야 한다.
환자로써 ‘신의료기술’에 대한 용어상 혼란이 있다. 로봇수술, 카바수술 등 신의료기술은 전향적 연구를 조건으로 한시적 비급여로 인정되고 일정 기간 내에 의학적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 즉 신의료기술은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발전과정의 의료행위이다. 그럼에도 로봇수술, 카바수술은 최첨단 의료기술인 것처럼 병원에서 홍보하고 환자들도 그렇게 인식해 고액의 비급여 비용까지 부담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의료기술’이라는 용어를 환자 관점에서 “예비 신의료기술” 또는 “검증 신의료기술”이라는 용어로 변경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카바수술은 단순히 송명근 교수 한 명의 새로운 심장수술법 안전성 논란이 아니다. 이는 ‘신의료기술’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함을 시청각적으로 보여주는 교재라고 할 수 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신의료기술피해자모임”을 조직해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 신의료기술 평가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앞으로 감시하고 점검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11월 30일로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카바수술에 대한 논쟁과 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환자 입장에서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정을 해주기 바란다.
2012.11.26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HIV/AIDS감염인연대-카노스,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