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언 교수는 지난 3월 10일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제43차 국제정신분석학회 총회에서 국제정신분석학회 정회원 자격을 인증받았다.
국제정신분석학회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가 주도해, 지난 1908년 창립됐다.
이후 약 1백년간 정신분석학 연구와 치료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등 정신분석학의 메카로 불리고 있으며, 국제정신분석학회 학술대회는 세계 각국에서 3천여명의 저명한 정신분석가가 모여 4개 국어로 일주일간 진행된다.
대개의 학문분야에서 국제학회 회원이 되려면 가입신청서를 내고 회비를 내면 가능하지만, 국제정신분석학회의 경우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제정신분석학회가 정신분석가 수련기관으로 인증한 회원국의 정신분석연구소에서 다년간의 수련과정을 마치고, 서류 심사를 거쳐, 국제정신분석학회가 지명한 3인의 교육분석가가 시행하는 구두시험을 통과하면, 국제정신분석학회 이사회 회의를 거쳐 총회에 상정된다.
모든 회원이 모이는 총회에서 통과되면 그때서야 정회원 자격(Direct Membership)을 인증받게 된다.
대부분의 정회원은 국제정신분석학회 산하에 있는 각국의 정신분석연구소를 통해 간접적으로 회원자격이 주어지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아직 국제정신분석학회가 인증하는 정신분석연구소가 없는 경우에는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통과해야 하며, 따라서 정도언 교수와 같은 과정을 통과해 인증받은 디렉트 멤버십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알려졌다.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마음이 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인간을 이해하고 마음의 고통을 덜어주며 인격의 성숙을 도와주는 학문이자 치료법으로,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정신분석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한국전 발발과 함께 미국의 역동정신의학이 도입되면서부터.
그러나 국제적 인증을 받은 정신분석학 수련기관이 국내에 없어 정신분석가가 되기 위한 체계적인 수련은 지난 10여년간 주로 미국의 정신분석연구소에서 이루어졌다.
정도언 교수는 1976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1985년부터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공은 정신분석학 및 수면의학, 스트레스생리학.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샌디에고) 방문교수를 지낸 후 돌아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신분석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정도언 교수는 대한수면의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차기회장, 미국수면의학회 수석회원, 미국정신신체의학회 정회원, 아시아수면연구학회 이사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1991년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수면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또한 디지털 수면다원기록기 개발, 만성 난치성 불면증 단기입원치료 프로그램 개발, 국내 최초로 렘 수면행동장애(꿈꾸는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매우 위험한 장애)를 진단해내는 등 새로운 진단 및 치료법을 도입하고 개발했다.
미국 샌디에고 정신분석연구소 출신인 정도언 교수는 국내의 대표적인 프로이드학파 정신분석학자이며, 국내 프로이드학파의 거두인 조두영(趙斗英) 서울대 명예교수(2002년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정년 퇴임)의 뒤를 이어 한국정신분석학회를 이끌어 왔으며, 지난해 5월까지 한국정신분석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정도언 교수는 “그동안 정신분석학 연수 기회를 주신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그리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같이 노력해 오신 선배, 동료, 후배 정신분석학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작은 시작이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정신분석학이 갈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갈등구조 해소에도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학회에서 정도언 교수와 함께 서울의대 출신의 홍택유(洪澤裕. 50) 전 울산의대 교수(현재 홍신경정신과원장)가 정회원 자격을 인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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