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날이 더위 지면서 천변의 풀들이 자라고 있다.
걷는 길에도, 자전거 길에도 제법 무성하다.
아직은 이른 감도 있다.
풀이 사람이나 자전거 바퀴를 위협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엊그제 '풀치기' 작업이 끝났다.
토기풀, 개망초, 애기똥풀이나 이름 모를 야생화들도 덩달아 사라졌다.
좀 더 있다 했으면 싶었지만 깔끔하니 그것도 괜찮았다.
그런데 눈에 확 띄는 놀라운 풍경.
예초기의 칼날을 피해간 노란꽃 무더기.
누가 그랬을까.
땀은 나고 일은 빨리 끝내야 한다.
짜증도 날 만한 한데 날카로움은 꽃을 비켜갔다.
순간 예초기 작업자의 선한 마음이 떠올랐다.
그가 예술을 아는구나, 아름다움을 아는 구나.
싹둑 잘라 버렸어도, 누구 하나 시비 걸거나 나무라지 않을텐데.
애초 거기에 꽃이 있었는지 조차 알지 몰랐을텐데.
하루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과 자전거가 그 길을 오간다.
예초기 작업자의 그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알아 주기를 바라고 이렇게 하진 않았소.'
목소리는 퉁명스럽지만 그 내면에서는 아름다운 향기가 퍼졌다.
(참고로 도림천은 좌우로 구로구와 영등포구가 담당한다. 사진이 있는 쪽은 영등포구 담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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