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No itch & Clear skin
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두 번째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됐다.
건강보험의 틀 안에서도 보다 다양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게 돼 보다 도전적인 치료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약제)을 개정, 지난 1일부터 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간 교체투약에도 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생물학적제제에서 JAK억제제로, 또는 JAK억제제에서 생물학적제제로 타 계열간 교체 투약은 허용했으나 동일계열간 교체투약은 불허했다.
현재 국내 아토피 피부염 진료지침에서는 동일 계열내 교체 투약도 권고하고 있으며, 이 같은 권고문에는 90% 이상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비록 새로운 급여 기준이 아직 전문가들의 기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 환자의 질병 특성에 따른 맞춤 치료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급여 기준 개정에 따른 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 환경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7일, 한국애브비(대표이사 강소영)가 JAK억제제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의 주요 임상 데이터와 급여 기준 개정에 따른 치료 전망을 공유하기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것.
이 자리에서 노원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한태영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이질성”이라며 “환자의 특성에 따라 질병의 활성 상태는 물론, 중증도, 발병 부위, 약제에 대한 반응, IgE 수치, 증상유발 요인, 가려움증, 삶의 질 등 증상과 양상이 다양한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중등도-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한 가지 치료제에 불충분한 반응을 겪는 경우가 많아서 3명 중 1명은 효과가 불충분해 약제를 중단하거나 교체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한 교수는 “이전의 급여 기준에서는 생물학적제제나 JAK억제제를 한 번 선택하면 교체 투약이 제한돼 환자의 특성보다 약제의 가격을 고려해 비싼 약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치료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도 참고 치료를 유지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교체 투약에 대한 급여 확대로 이제는 다양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게 돼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급여 확대에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외 아토피 피부염 진료지침에서는 치료 목표를 높여 환자가 보고하는 가려움증 지수(WP-NRS)가 0 또는 1(가려움증이 거의 없거나 완전히 사라진 상태), 의사가 평가하는 습진중증도지수(EASI) 90(피부가 거의 깨끗해진 상태)을 달성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급여기준 확대로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이 같은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것.
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는 치료 접근 방법이 다르다”면서 “아토피 피부염 역시 이질성이 커서 환자마다 특성이 달라 어떤 환자는 생물학적 제제가, 어떤 환자는 JAK 억제제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치료제 변경이 불가능했는데 이제 가능해져 치료 패러다임이 달라졌다”면서 “급여기준 변경에 따라 도전적 목표가 가능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그는 “치료 반응이 부족한 환자에게 대안을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이에 따라 초기부터 치료 속도와 지속성 모두를 고려한 접근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급성악화 등 신속한 증상 개선이 필요하거나 아토피 피부염 외 다양한 습진 병변이 동반된 경우, 린버크와 같은 JAK 억제제가, 전형적인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보이거나 안정된 상태로 장기적인 유지가 중요한 환자에게는 생물학적제제가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린버크는 얼굴이나 목, 손, 성기 등 민감한 부위에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효과를 입증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이 같은 환자에게도 JAK 억제제가 유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급여기준 확대에도 불구하고 교체투약의 범위가 타계열로 한정된 것은 아쉽다는 평가다.
한태영 교수는 “동일한 생물학적 제제나 JAK 억제제라 하더라도 작용 기전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작용 기전이 다른 만큼,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이 좋을지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표적에 따라 부작용 양상도 다르다”면서 “동일 계열 내 교체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린버크는 교체 투약과는 별개로 지난 달 26일 30mg 고용량 제형이 12세 이상 청소년 중등도-중증 아토피 피부염으로 적응증을 확대했으며, 1일부터는 동일 적응증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도 확대됐다.
청소년에서도 고용량을 선택할 수 있게 된 만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며 탄력적인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장용현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방치하면 재발 주기 짧아지고 재발도 심해진다”면서 “뿐만 아니라 재발이 없는 시기에도 무증상 염증이 존재하며, 이 염증이 다른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최소 질병 활성도(minimal disease activity)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러한 측면에서 JAK 억제제는 용량 조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초기 및 급성악화기에 고용량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중간 무증상 염증시기에는 저용량으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성인 중증 아토피 피부염은 비가역적인 제2형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된 상태로, 청소년 시기가 제2형 염증반응이 비가역적으로 될 수 있는 시기”라면서 “따라서 청소년 시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기 아토피 피부염은 성장 발달과 학업성취도에 악영향을 미치며 이에 따라 성인이 된 후 경제적 수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역설했다.
이 가운데 “린버크는 청소년에서도 좋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4년차까지 WP-NRS와 EASI 달성률이 높았으며, 안전성 또한 성인에서 보고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에 “청소년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린버크 30mg의 허가 및 급여 확대로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기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