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2차 협상 의약품 분야는 미국측의 협상장 불참으로 성과 없이 끝났다.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결과물을 현재로써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미국은 협상 첫날인 지난 11일부터 '약제비 적정화 방안' 철회 요구를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경제성 평가를 통해 의약품을 선별 등재하는 '포지티브 리스트' 도입에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미국측은 커틀러 수석대표가 말한 " 포지티브 도입이 고령화 시대에 약품 구입가를 낮추려는 목표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혁신적 신약에 대한 차별로 이어져 환자들과 의사들은 신약에 쉽게 접근할 수 없게 될 것" 이라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같은 강한 반발은 포지티브를 한국측에 양보하고 다른 것을 얻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 협상의 전문가들은 아마추어 수준인 한국 협상팀에 마치 포지티브가 전부 인 것 처럼 보이게 하고 실제로는 다른 것을 얻기 위한 노림수를 쓰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남의 나라의 약제비 절감 제도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하고 일방적으로 협상장에도 나타나지 않는 몰염치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포지티브제는 건강보험제도의 지속성과 약제비 절감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지만 국내 제약사에 미치는 타격도 만만치 않다. 이런 속셈을 미국협상팀이 모를리 없다. 이간질 내지는 역이용 할 수 있는 허점이 있는 것이다.
차제에 우리는 내정간섭 수준인 한미FTA 체결도 원점에서 재검토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포지티브는 FTA의 전제조건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미국에 끌려 갈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맞서는 자세가 주권국가로써 해야 할 당연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