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중증 천식 치료의 첫 번째 선택지
다양한 치료 옵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질병 부담이 큰 중증 천식에서 미충족 수요를 채워줄 새로운 치료제가 가세한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대표이사 전세환)는 18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중증 천식치료제 ‘테즈파이어(성분명 테제펠루맙)’의 국내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테즈파이어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항-TSLP(Thymic stromal lymphopoietin, 인간 흉선 기질상 림포포이에틴) 단일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존 치료에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12세 이상 중증 천식 환자의 추가 유지 치료’에 허가를 획득했다.
중증 천식은 고용량 스테로이드 및 그 이상의 조절제를 쓰고도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천식을 뜻한다.
세계천식기구(Global Initiative for Asthma, GIN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명의 사람들이 천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5~10%가 중증 천식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중증 천식의 질병 부담을 소개한 서울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흥우 교수는 중증 천식에 대해 환자 개인의 일상과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중증 천식 환자들은 고용량 흡입 스테로이드제, 조절제 등 다양한 치료제를 사용해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아 일상과 직장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받는다”면서 “또한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에 따른 합병증, 잦은 입원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간 급성 악화를 경험한 천식 환자는 전체 천식 환자의 절반(47%)에 육박하며, 조절되지 않는 천식 치료를 위해 일반 천식 환자의 5.3배의 의료비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 중증 천식으로 인해 직장 생활이 중단된 환자도 44.4%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흡입형 스테로이드 제제와 기관지 확장제 복합제가 등장한 이후 천식의 조절률이 크게 개선됐지만, 중증 천식에서는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에는 천식 악화로 응급실에 오는 환자가 많았지만, 흡입형 스테로이드 제제와 기관지 확장제 복합제가 등장한 이후로는 천식으로 응급실에 오는 환자가 크게 줄었다”면서 “대부분의 천식 환자들은 단계적으로 치료하면 증상이 개선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은 높은 농도의 스테로이드에도 잘 조절되지 않는데, 이러한 환자들은 쓸 약이 없어 천식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부작용을 감수하며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다양한 계열의 생물학적 제제들이 등장, 중증 천식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지만, 2형 염증성 천식에 집중되어 있을 뿐 아니라, 약제마다 2형 염증성 천식 내에서도 특정 환자에게만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개별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마커를 확인해야 하지만, 이미 스테로이드나 생물학적 제제에 노출된 환자에서는 바이오마커가 억제돼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
반면, 테즈파이어는 천식 염증 연쇄 반응의 시작점에 위치한 TSLP를 차단, 혈중 호산구, IgE, FeNO, IL-5 및 IL-13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와 사이토카인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바이오마커에 상관없이 폭넓은 환자에서 천식 증상을 개선할 뿐 아니라, 치료제가 제한적인 비(非) 2형 천식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흡입형 스테로이드 제제와 기관지 확장제 복합제가 천식 치료에서 첫 번째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면, 테즈파이어가 두 번째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박흥우 교수는 “중증 천식에 많은 생물학적 제제가 나왔지만, 미충족 수요가 컸다”면서 “2형 염증성 천식에서는 표적이 다양해 어떤 치료제를 골라 써야하는지 불분명했고, 일부 환자는 2형 염증과 연관이 없어 치료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금 더 높은 단계에서 작용해 2형 염증성 천식 환자에게 바이오마커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고, 비 2형 염증성 천식 환자에게도 효과적이어서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첫 번째 무기가 필요했다”면서 “그 무기가 테즈파이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테즈파이어는 임상 2상 PATHWAY 연구와 임상 3상 NAVIGATOR 연구를 통해 중증 천식 환자에서 천식 표현형 및 바이오마커 수치와 관계없이 천식 악화율을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성인 중증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PATHWAY 연구 결과, 치료 52주차에서 연간 천식 악화율은 테즈파이어 투여군이 0.20, 위약군이 0.72로 71% 감소했다(90% CI, 54 to 82; P<0.001).
폐 기능 지표 중 하나인 FEV1에서는 치료 4주차부터 개선 효과가 나타나 치료 52주차엔 위약군 대비 0.13리터 높았다(95% CI, 0.03-0.23; P=0.009).
만 12세에서 80세까지 성인 및 청소년 중증 천식 환자로 대상을 확대한 NAVIGATOR 연구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확인했다.
52주 투여 결과, 테즈파이어군의 연간 천식 악화율은 0.93으로, 위약군의 2.10 대비 56% 감소했다(rate ratio, 0.44; 95% CI, 0.37-0.53; P<0.001).
입원 또는 응급실 방문과 연관된 중증 악화 발생률 역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FEV1은 테즈파이어 투여군이 0.23리터, 위약군이 0.09리터로 더 큰 개선폭을 보였으며(difference, 0.13L; 95% CI, 0.08-0.18; P<0.001), 치료 효과가 나타난 시점도 2주차로 앞당겨졌다.
뿐만 아니라 104주간의 확장 연구 DESTINATION을 통해 최대 2년동안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다.
장기 치료에도 위약 대비 낮은 이상반응 발생률을 보였고 천식 악화 개선 효과 또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효과를 확인했다.
기자간담회에서 테즈파이어의 주요 임상 결과를 소개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알레르기내과 이화영 교수는 “테즈파이어는 바이오마커 나오지 않는 환자, 혈액 호산구 수치나 FeNO가 낮은 환자에게도 잘 반응하는데, 이전의 생물학적 제제에는 없었던 성향”이라며 “물론 바이오마커가 높으면 더 잘 듣는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경구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도 효과적이며, 알레르기 유무에 상관없이 효과를 보이고, 비용종을 동반한 환자나 약제 과민성 천식 환자에도 효과적”이라면서 “악화를 줄일 뿐 아니라 폐기능도 향상하고, 천식 조절도 및 삶의 질도 개선한다”고 강조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주요 임상 연구에서 입원 또는 응급실 방문과 관련된 천식 악화(중증 악화) 발생률이 53%, 입원과 관련된 중증 악화율은 80% 이상 감소했다”면서 “계절성 유발 요인이나, 동반질환에 관계 없이 악화 발생을 줄였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폐기능은 1년 사용 후 130cc 정도 개선됐고, 삶의 질을 평가하는 ACQ 점수도 0.5점 이상 개선되면 의미있다고 보는데, 1.5점을 개선했다”면서 “내약성도 우수하고, 이상사례 발생도 위약고 차이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바이오마커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고, 현재까지 도입된 생물학적 제제 중 처음으로 자가주사가 가능해 4주에 한 번 병원이나 집에서 투약할 수 있으며, 체중에 상관없이 용량이 동일하고 로딩 도즈도 없어 편의성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처방에는 부담이 있지만, 염증 유형 및 바이오마커에 상관없이 효과를 보이는 만큼, 기존의 치료제로 조절되지 않아 생물학적 제제가 필요한 중증 천식환자에게는 첫 번째 선택지가 될 것이란 평가다.
박흥우 교수는 “테즈파이어는 모든 중증 천식 환자에게 쓸 수 있어 각 환자에 따라 그에 맞는 약제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을 줄일 수 있는 약“이라며 ”뿐만 아니라, 효과가 있는 환자라면 이후에 바이오마커가 확인되더라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약“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화영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를 조기에 쓸수록 관해를 달성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면서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쓰기 전에 생물학적제제를 쓰는 것이 유리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테즈파이어는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약”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호흡기ㆍ면역 사업부 김지영 전무는 “테즈파이어는 바이오마커의 한계를 벗어나 보다 많은 중증 천식 환자에게 새로운 기회 제공한다”면서 “중증 천식 환자의 내일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환자분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환자 지원프로그램을 신중하게 고려 중”이라며 “아스트라제네카는 앞으로도 천식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