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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사바스의-쉬즈 곤을 만나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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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사바스의-쉬즈 곤을 만나던 어느 날
  • 의약뉴스 이순 기자
  • 승인 2022.03.22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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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 음악 다방에서 신청곡을 들었던 까마득히 먼 옛날을 추억하면서 블랙 사바스의 '쉬즈 곤'을 떠올리면 흐뭇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 음악 다방에서 신청곡을 들었던 까마득히 먼 옛날을 추억하면서 블랙 사바스의 '쉬즈 곤'을 떠올리면 흐뭇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라떼는 말이야’ 외쳐본 사람이라면 음악다방에 대한 추억도 있을 것이다.

매캐한 담배 연기를 뚫고 음반이 가득 찬 박스 앞으로 수줍게 혹은 당당하게 걸어가서 작은 쪽지를 그 보다는 큰 구멍에 집어 넣는다.

사연과 혹은 시 한줄과 함께.

블랙 사바스의 ‘쉬즈 곤’을 부탁합니다. 꼭 요. 그게 없다면 아니면 방금 전에 틀어서 바로 들을 수 없다면 같은 그룹의 ‘체인지스’를. 오늘은 그 음악을 듣지 않으면 죽을 거 같아요.’

유능한 디제이는 그런 사연을 보고도 딴청을 부리다가 느닷없이 새로운 신청곡이 왔다는 듯이 이쪽을 보면서 ‘저기 저 구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젊은 청춘께 이 곡을 바칩니다, 한 젊은이가 죽는 꼴은 못 보죠.’ 하면서 신청곡을 틀었다.

두 곡은 지금 세대에겐 너무나 생소한 곡이지만 라떼 세대에는 익숙하다.

한동안 잊었던 두 곡을 연달아 들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쉬즈 곤’의 영상은 유튜브 든 어디든 없었다. 약물에 찌들어 마치 악마를 연상시키는 오지 오스본의 찡그린 입에서 나오는 괴성을 들을 수 없어 마냥 아쉬웠다. (누가 가지고 있으면 올려주세요. 스틸 허트가 부른 동명의 곡은 있다. 이 곡도 좋지만.)

대신 1972년에 나온 ‘체인지스’는 있었다. 한때는 좋아했고 그래서 내 여자였지만 지금은 아니어서 슬프다는 그런 가사가 여전히 심금을 울린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둘러보기를 참 잘했다. 참고로 저기 있는 글씨처럼 당시는 장발자나 미성년자는 다방에 들어갈 수 없었으나 무시하고 들어가는 사람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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