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에서 중봉을 거쳐 향적봉에 오른다.
정상에 서면 세상의 모든 시름 사라지는 듯싶다.
나무에 핀 눈꽃은 없으나 잔설은 남아
산객의 마음을 포근히 감싼다.
호흡을 가다듬을 즈음 흰 눈 사이로 검은색이 드러난다.
폐타이어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것이 되레 위험을 자초한다.
잘개 쪼갠 고무 틈새로 등산화가 걸린다.
몸에도 좋지 않다.
마른 날에는 걸을 때마다 분진이 타고 올라온다.
그런가 하면 등산로 폐타이어 조각을 먹고 짐승들이 죽었다.
그런데도 전국 국립공원마다 폐타이어 지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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