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환경연구소, 협의체구성 입장차 좁혀야
최근 의료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염성폐기물 관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안병옥 박사는 1일 “이해당사자간 감염성폐기물의 개념 정의와 분류체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는 현행 감염성 폐기물 관리제도가 이해당사자들의 광범위한 동의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4월말까지 약 8개월간 대한의사협회의 제안에 따라 자원순환연대(구 쓰레기문제해결을위한시민운동협의회)의 추천을 받아 감염성폐기물 관리제도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시민환경연구소 소속 안병옥 부소장과 이승민 연구원, 아주대 김소연 박사가 참여했다.
국내 감염성폐기물 발생기관은 지난 2003년 현재 종합병원 285개소, 병원 1천150개소, 의원 4만2천261개소, 보건소 2천887개소 등 모두 4만9천667개소로, 연간 3만7천337톤의 감염성폐기물이 발생되고 있다. 감염성폐기물 발생기관 수는 의원이 4만2천261개소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보건소(지소, 진료소 포함), 동물병원, 병원, 시험연구기관, 종합병원 순이다.
감염성폐기물 종류별로 살펴보면 조직물류가 전체의 2~8%를 차지하며 폐합성수지류 등이 92~98% 정도를 점하고 있다. 감염성폐기물의 전체 발생량은 지난 1999년 1만8천399톤을 기록한 이후 가파른 증가추세를 보여 왔으며 2003년에는 1999년에 비해 약 2배 이상 많은 3만7천337톤의 발생량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WHO(세계보건기구), 바젤협약(UNEP) 등 국제기관과 독일, 스위스, 영국, 미국, 일본 등 해외 사례 등을 통해 감염성폐기물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국내 사례와 비교하는 한편 환경부, 폐기물처리업체, 시민단체, 의협 등 학계 전문가 등의 심층면접을 통해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종합했으며, 현재 병·의원(500곳)의 감염성폐기물 관리실태와 문제의식 등을 조사했다.
이와 관련 안병옥 부소장은 “해외사례와 우리나라 사례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감염성폐기물 관련 관리요령이 복잡하고 상세한 반면 결과적으로 관리에 있어서는 중점 관리해야 할 부분을 소홀히 하는 등 비효율성과 형평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의 효율적인 관리와 운영을 위해서는 감염성폐기물의 정의와 분류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팀은 현재 지정폐기물로 지정돼 있는 감염성폐기물을 의료폐기물로 전환하는 한편, 이를 또 일반의료폐기물과 위해의료폐기물로 나눠 감염성폐기물을 위해의료폐기물 산하에 두고 체계적인 관리와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행 제도 하에서 탈지면류와 폐합성수지류로 구분돼 있는 탈지면, 붕대, 거즈, 일회용기저귀, 생리대, 일회용주사기, 수액세트 등은 감염가능성이 적은 만큼 위해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해 일반의료폐기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간과하고 있는 폐기물처리업 종사자, 감염성폐기물 관리자 등에 대한 정보제공과 교육, 홍보 기능을 강화하고 이들의 건강 보호와 안전 확보도 가장 우선적인 정책목표의 하나로 설정해야 한다고 아울러 지적했다.
안병옥 부소장은 이와 관련해 “감염성폐기물 관리문제는 이해당사자간 큰 입장차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야”라고 전제하면서 “전문가, 이해당사자, 시민대표, 행정기관 담당자 등이 참여하는 가칭 ‘의료폐기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민환경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오는 10일 명동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감염성폐기물 관리제도의 개선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환경연구소 안병옥 부소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염정섭(환경부 산업폐기물과 사무관) ▲서해달(한국감염성폐기물처리공제조합 이사장) ▲이원보(경남의사협회 회장) ▲박용한(한국감염성폐기물처리협회 회장) ▲권기수(연세의료원 환경과장) ▲이희선(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 연구위원) ▲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팀장)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시민환경연구소는 환경운동연합 부설 연구소로 각종 환경관련 갈등사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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