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가논-팟찌 조사…응답자 59% 피임 안해
사랑과 성(性)에 관한 여성들의 인식과 습관은 급속도로 개방되고 있는 반면 피임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관심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11~29일 한국 오가논이 2005 캠페인 ‘피임 제대로 알자!’의 일환으로 여성 포털 팟찌와 함께 실시한 여성 피임 인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천748명의 여성 가운데 절반이 넘는 59.3%의 여성이 정기적으로 피임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는 피임약 복용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여성도 8.9%에 그쳤다.
정기적으로 피임을 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59.3%의 여성들은 ▲피임약 복용에 따르는 두려움(21%) ▲설마 임신이 될까?(14%) ▲지식 부족(13%) 등을 이유로 들었으며, 언제 피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48%가 혼전 임신예방을 그 주된 이유로 꼽아 사랑과 피임 관계에서 심한 인식의 불균형을 보여줬다.
또한 먹는 피임약의 경우 ‘몰래 관리 대상’ 제품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 가방 속에서 피임약을 발견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여성 답변자임에도 불구하고 ‘경험이 많아 보인다’라는 답변이 27%를 차지해 피임약과 관련한 인식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줬다.
미혼 여성 응답자 가운데 먹는 피임약을 보관하는 장소로 ▲(잠겨진) 서랍 속 18.46% ▲핸드백(엄마한테 걸릴 필요 없게) 9.87% ▲남자친구 집 또는 가방 3.52% 등을 꼽아 꾸준하고 정확한 복약이 필요한 먹는 피임약 습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현재 선호하고 있는 피임법을 묻는 질문에는 실패율이 20%에 이르는 자연 피임법을 선호한 응답자들이 무려 40%에 달해 개방화되는 현재의 성(性) 문화 여건을 고려한 보다 안전하고 확실한 피임법에 관한 홍보 및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피임 제대로 알자!’ 캠페인에 참여한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최두석 교수는 이와 관련해 “보다 성숙된 성(性) 문화에 대한 인식을 갖고 피임에 접근하지 않는 한 많은 여성들이 받게 될 피해는 여성들의 신체적, 정신적 손상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화와 열린 의식으로 피임에 대해 외면하고 이를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를 하루 빨리 개선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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