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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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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 날벼락
  • 의약뉴스
  • 승인 201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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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가을에 심은 나무가 생존을 위해 더 튼실한 뿌리를 뻗는다는 말을 듣고 감나무 130그루를 아내와 단둘이 심은 적이 있었다.

감나무 묘목은 추위에 약한 단점이 있어 보온에 유의해야 한다기에 수도관을 감싸는 보온 스티로폼으로 일일이 맞춤 외투를 입히고 땅에는 부직포와 낙엽으로 이불을 덮어 주었다.

덕분에 4년 전 심은 벚나무의 50% 생존율과 달리 감나무는 한그루도 죽지 않고 그해 겨울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봄을 맞았다.

완연한 봄이 되자 땀띠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찬바람이 새어들지 않게 촘촘히 묶어준 허리띠를 풀고 스티로폼 외투를 벗겨주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한파가 한 봄에 들이닥쳐 무사히 겨울잠에서 깬 감나무 묘목은 다섯 그루만 생존하고 모두 동사하고 말았다.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라는 말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한 것 같다.

근래, 일기 변화가 심상치 않다.

이마에 땀을 훔칠 정도로 화창하고 무더운 날씨인데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더니 우박이 쏟아지는 황당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자난 해 초겨울엔 수도관이 동파하는 것은 물론 난생 처음 하수구와 땅 속에 묻힌 수도관까지 꽁꽁 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지만 오랜 세월 한국이 적응해 온 삼한사온(三寒四溫)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일주일 내내 혹한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이상기후로 인한 2010년도 농·어업분야 재해는 3조원으로 그중 절반이 농업이었고, 2011년 8월 말 현재 농업분야 피해액은 2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반면에 일산화탄소 배출의 증가로 지구는 온난화가 심화되어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온난화의 피해에 예외 지역일 수는 없다.

파도가 부딪치는 해안 절벽 위의 소나무가 쓰러진 이유를 섬 주민들에게 물었을 때 해마다 해면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란 답변이 이를 증명하는 듯하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과거 100년간 진행된 만큼의 온난화가 향후 10년간 한반도에서 급격히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급속한 온난화로 인해 2050년 한반도는 겨울이 27일 줄고 여름은 19일 늘며, 해수면이 27㎝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뿐인 지구를 구하는 길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뿐임을 잘 알고 있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38개 선진국들이 교토의정서에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의무화했음에도 막상 규제 도입에는 주저하고 있으며 미국이 비준을 거부하는 이유도 냉·난방 및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인천시 역시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예상 배출량의 30%인 2천348만9천t을 감축시켜야 하지만 발전시설과 공항 등 국가시설 때문에 시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게다가 인천에 매연을 뿜으며 생산되는 전력량의 65%를 타 지역에서 소비하고 있다니 발전사업자들에게 이산화탄소 감축시설 비용을 부과시키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일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선 전기자동차와 전기 자전거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녹지를 조성하기 위해 국민들이 쌀 소비를 늘려 벼농사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

과거 한옥에서 생활하던 어린 시절, 산에서 주어온 땔감으로 아궁이에 군불을 넣어도 웃풍이 세어 솜이불을 뒤집어쓰고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의 숭늉이 얼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한옥의 구조가 담벼락은 얇은 황토로, 방문은 문틀에 창호지 한 장으로 도배되어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밤새 차가운 황소바람이 들이쳤기 때문이다.

요즘은 건축비를 줄이기 위해 유리로 외벽을 마감한 탓으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워 냉·난방을 하느라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건물이 적지 않다.

일본이 지진에 대비한 건축을 강제화 하듯 우리도 단열과 보온에 대한 건축법을 강화하고, 태양열 전기와 심야 전기를 이용한 대체 에너지를 확보해야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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