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은하레일의 사고는 예견 된 순서였다.
2009년 계획 당시 노면 전차였던 월미레일은 도시축전 일정에 맞추느라 서둘러야 했고, 은하철도를 흉내 내느라 사업비가 두 배나 비싼 모노레일로 변신했다.
모노레일은 인천지하철 공사가 주관해야 하는데 전문성을 무시한 채 단지 부채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버스 운행을 주로 하는 인천교통공사에 맡겨졌다.
또한 Y 레일이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특허만 갖고 공사 경험이 전혀 없는 업체에 850억 원을 얹어주며 무모한 시험 도구로 제공했다.
레일 설치 공사과정에서 궤도 이음새가 부실해 안정성이 문제되었지만 이를 간과해 결국 시험 운행 중 차량 주행 바퀴가 레일 위를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 바퀴가 수십 미터 아래로 떨어져 행인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구에서 수십억 원을 들여 모노레일 주변 주택 지붕을 정비하기 전엔 차량 원격조정 이상으로 객차가 멈추었을 때 레일 옆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객차가 회전할 때 쏠림현상(관성의 법칙)을 무시한 채 레일을 수평으로 설치해 곡선 주행 시 시속 30km 이상으로 달리면 차량이 흔들렸다.
월미은하레일을 관찰한 일본의 모노레일 전문가는 “레일의 무게 중심이 아래가 아닌 위에 몰려 있어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렸지만 안전성 검사를 하려해도 모노레일에 관한 국내법이 없어 불가한 상황이다.
교통공사는 시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 사업 포기를 선언했고, 사업 시행자인 한신공영과 로윈 측은 “모노레일을 철거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의 사업 발주에 타격을 받는다”며 반대하고 있다.
설사, 보수를 해 운행이 가능하더라도 건설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데는 연 이용객 200만 명이 5천 원의 요금을 부담했을 때 20년 후인 2033년이나 가능하다.
853억 원을 들여 만든 애물단지는 철거하는 비용만도 300억 원이 추가로 소요되지만 그 누구도 사과를 하거나 책임을 지겠다는 관련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13일에 열린 ‘새얼아침대화’ 모두 발언에서 지용택 이사장은 “앞으로 책임 있는 정치, 책임 있는 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월미은하레일을 건설하도록 건축심사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위원회에서 협조한 관계 공무원과 전문가들의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주장했다.
인천시는 월미은하레일의 운명을 결정할 ‘시민검증위원회’를 만들어 훗날 철거에 대한 책임을 제삼자에게 돌리려 하고 있다.
시민들이 철거비를 문제 삼으면 배수진으로 깔아놓은 ‘시민검증위원회’의 결정사항이라고 둘러대면 될 것이고, 보수 후 운행을 하다가 인명사고가 발생해도 위원회에 책임을 전가하면 간단하게 책임을 회피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인천시와 각 구청, 심지어는 인천시의회까지도 그들의 역할에 조언과 자문을 해 줄 수 있는 자문위원들을 모시고(?) 있다.
그러나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쓴 소리를 하는 인사보다 식사대접과 거마비나 챙기며 군소리 없이 서명을 하는 인사들을 선호하는 듯하다.
지난 13일, 인천시는 부채가 9조2천억 원으로 ‘재정 비상사태’라고 밝혔다. 이것은 ‘재정 파산’직전 단계의 심각한 수준으로 인천시의 1년 예산 6조 5천억 원의 1.4배에 이르는 액수이며, 280만 시민이 1인당 328만 원을 빚진 셈이다.
게다가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 2호선을 마무리하는데 3조원의 혈세가 추가로 투입되어야 한다.
진정, 인천시의 살림을 걱정하고 시민을 사랑한다면 관광성 해외시찰을 금지하고, 시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들과 임명을 받은 시 산하 공사 및 관련 기관장들의 판공비와 세비의 절반이라도 반납해야 할 극한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과 부시장은 1억2천만 원을 들여 멀쩡한 관용차를 바꿨고 이로 인해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분개하고 있다.
선거당시, 인천시의 부채가 6~7조 원이라는 극비사실(?)을 폭로했을 때 시민들은 부채를 해결해 줄 것으로 믿고 선택했는데 빚은 증가하고, 고유가 시대라며 절전까지 강요하는 판국에 국가정책과 반대로 대형 승용차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지탄을 받을 대상은 애당초 관용차를 구입하지 말도록 쓴 소리를 내뱉지 않았고, 지금이라도 반납하라는 충언 한 마디 못하는 측근의 위원회와 수많은 보좌관들이다.
‘미운 자식에게 떡 하나 더 주고 고운 자식에게는 사랑의 매를 준다’는 말이 있다. 이력서 한 줄을 장식하기 위한 꼭두각시 위원회에서 탈피해 인천시민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는 명실상부한 위원회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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