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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의 계절(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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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의 계절(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 의약뉴스
  • 승인 2009.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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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을 사랑하는 우리 민족은 대통령의 이름 이상으로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를 잊지 못한다.

아베베는 머나먼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국가의 마라토너이다. 1960년 로마 올림픽에 출전한 무명의 아베베는 2시간15분16초02 세계 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가 유명해 진 것은 맨발로 전 구간을 완주했기 때문이다. ‘나이키’나 ‘아디다스’의 운동화는 세계신기록 메이커라고 하지만 가난한 나라의 마라토너 아베베의 발에는 아무 것도 걸치지 않았다.

‘맨발의 청춘’이란 단어처럼 ‘맨발•맨손’이란 단어는 빈곤함보다 정열을 상징한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서양 속담처럼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에겐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오르는 불멸의 투혼이 있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불행하게도 아베베는 맹장 수술을 받는다. 일반인이라면 수술 회복이 우선이었지만 아베베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도쿄 올림픽 참가를 고집했다. 경기 참가 조건으로 그가 양보한 것은 맨발 대신 신발을 신고 출전하겠다는 선심(?)이었다.

맹장 수술 후유증을 우려해 신발을 신은 아베베의 체중은 맨발보다 무거웠지만 그는 이번에도 우승을 차지했다. 2시간 12분 11초 02의 세계 신기록이었다.

가난한 나라에서 수술 환자의 몸으로 출전한 아베베의 마라톤 2연패는 사상 초유의 값진 승리였고 상상도 못했던 기적이었기에 세계인들에게 엄청난 감동의 물결을 안겨 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약소국의 설음은 올림픽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싶었다. 개최국 일본은 에티오피아의 금메달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에티오피아의 국가를 준비하지 않았다.

1936년 11회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손기정 선수에게 일장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혔던 일본은 28년 후에도 어이없는 짓을 서슴지 않았다.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라톤 우승 시상식에서 일본은 에티오피아 국가 대신에 일본 국가를 연주했다. 차라리 아베베에게 에티오피아 국가를 부르게 했다면 마라톤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에게 백배 천배 더 큰 감동의 여운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

꺼질 줄 모르는 활화산 - 아베베는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 다시 도전한다. 하지만 3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레이스 도중 다리가 골절되어 경기를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료 선수가 금메달을 따 조국 에티오피아에 또 다시 우승의 영광을 안겨 주므로 써 아베베의 한을 풀어 주었다.

불행의 여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6개월 뒤, 아베베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영원히 하반신이 마비되는 불구의 몸이 된다.

하지만 아베베는 장애의 몸으로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낸다. 노르웨이에서 열린 장애인 올림픽 대회에 양궁선수로 출전한 것이다.

이 종목에서도 아베베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해 조국에 금메달을 안겨주었다. 올림픽 마라톤 2연패와 장애인 올림픽 양궁 금메달 획득은 스포츠 사상 최초의 기록이었다.

1973년, 또 다시 교통사고를 당한 아베베는 뇌출혈로 인해 41세의 짧은 삶을 마감한다. 당시 아베베의 장례식에는 6만 5천 명이라는 인파가 몰려 불굴의 의지인, 영광과 비운으로 얼룩진 아베베의 한평생을 추모하며 눈물을 흘렸다.

기록에 의하면 아베베가 생전에 출전한 레이스는 총 15번이었고 그 중에 12번을 우승했다고 한다.

아베베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레이스는 1966년 10월 30일, 서울과 인천을 왕복하는 코스에서 열린 동아마라톤 대회여서 우리에겐 더 친근한 마라토너였다.

한국의 팬들은 소문만으로 들어오던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를 눈앞에서 지켜보며 환호를 보내고 감동의 눈물을 삼켰다.

손기정 선수와 아베베 선수를 존경하고 마라톤을 사랑하는 우리 민족은 ‘최선을 다 하자!’는 좌우명을 사랑하는 국가대표선수 이봉주를 탄생시켰으며 전국 각 지역마다 각종 마라톤 대회를 창설했다.

9월 27일, 남동신문사가 주최하는 제7회 남동구민 건강 마라톤대회의 일취월장을 기원하며 제2의 아베베와 이봉주가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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