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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용 재고약의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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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용 재고약의 처리
  • 의약뉴스
  • 승인 2007.10.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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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할 수 없는 약을 가져오세요!

인천시약사회는 10월 28일 오후 4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 ‘약물 오ㆍ남용 예방 캠페인’을 벌였다.

인천광역시, 인천일보와 인천티브로드(ICN)방송의 후원으로 개최된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인천시민의 가정 내 불용재고약 수거운동에 들어간다.

불용재고약이란 가정에서 보관하고 있는 약품 중에서 약품명과 용도를 확인할 수 없거나 오래되어 사용할 수 없는 조제약과 일반약품을 뜻한다.

이 운동의 취지는 약물 오ㆍ남용 예방과 환경보호에 있다. 우리 주변엔 복용하다 남은 약을 봉투에 용도를 적어 보관하는 분도 있지만 봉투가 훼손되거나 분실되어 다른 약품과 섞여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한 밤중이나 새벽녘, 가족에게 응급환자가 생긴다면 지레짐작으로 서랍에 보관해 오던 약을 투약할 수도 있다.

용도별 약효에 큰 차이가 없는 약을 복용하면 다행이지만 세균성 식중독으로 설사를 하는 환자에게 반대로 지사제가 아닌 변비 치료제를 투약하거나, 위궤양으로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오히려 위장장해가 큰 항생제가 들어 있는 안질 치료제나 염증 치료약을 복용시킨다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사용 설명서가 분실훼손되거나 온통 전문 영어로 적힌 약을 약사에게 물어보지 않고 함부로 오용하여 자극성 있는 진통 소염 외용제 혹은 살충제를 어린이 피부 질환에 발라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항문에 넣는 좌약을 복용하는 분도 있다.

가정에서 보관하던 의약품을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므로 써 야기되는 환경오염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2005년 4월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유효기간을 알 수 없는 의약품을 1종 이상 보관하고 있는 가정이 77%에 이르며 이들 중 74%는 쓰레기로 버리거나 그냥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용인대학교 김판기 교수는 ‘하천 물 환경의 의약품 오염 조사’ 연구보고서에서 한강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카페인과 항생제인 ‘설파메톡사졸’이 가장 많은 빈도로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쓰레기로 땅속에 묻힌 약물이 빗물에 침출되어 지하수와 하천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프라스틱으로 만든 각종 약병도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1980년 당시 미국 내의 합성화학물질 생산량이 800억 톤을 넘었다고 하니 현재 전 세계의 총생산량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엄청난 수준일 것이다.

합성 화학물질은 땅속에서 분해가 안 되어 평생 토양의 쓰레기로 남아있으며 쓰레기로 소각시키는 경우 발암성 환경 호르몬을 배출하게 된다.

이처럼 가정 내 쌓여 있는 불용재고약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약물 오ㆍ남용과 환경보호 차원에서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이 시한폭탄을 수거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절차와 특수 장치가 필요하다.

때마침, 인천시약사회 산하 880 여개 약국은 11월 25일, 일산 코엑스전시장에서 열리는 전국약사대회를 앞두고 인천시민들에게‘가정 내 묵은 약 알려주기’와 ‘구급상비약 갖추기’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가정에서 보관하고 있는 오래된 약을 가까운 약국으로 가져오면 사용할 수 있는 약품은 용도를 분류해 주고, 유효기한이 지나 사용할 수 없거나 용도를 알 수 없는 약은 약국에 보관해 두었다가 특정 시설로 보내 환경오염과 관계없이 폐기처분토록 하고 있다.

이 행사에 인천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인천시보건행정과, 인천일보와 인천티브로드(ICN)방송사가 든든한 후원기관으로 나선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약 좋다고 함부로 남용하고, 약을 잘 아는 체 오용하는 풍토가 하루속히 사라지는 건강한 인천사회가 이뤄지기를 기원하며 불용재고약 수거운동에 모든 인천시민이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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