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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관광 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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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관광 특구
  • 의약뉴스
  • 승인 2007.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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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기관지인 ‘월간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수필가들의 모임인 ‘전국대표에세이’는 해마다 신임 회장의 연고지에서 세미나를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는 내가 인천에서 치러야 한다. 문인들은 ‘인천에 가면 실미도를 꼭 방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때마다 관광자원인 영화 ‘실미도’ 촬영 세트를 중구청에서 강제로 철거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떠오르며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나 며칠 전, 중구보건소와 중구약사회가 주관한 의약정회(중구지역 의사회, 약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의 모임) 자리에서 만난 김홍섭 중구청장과의 대화를 통해 중구청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실미도 촬영 세트는 영화 제작 단가를 낮추기 위해 1회용 소품 자재를 사용해 장기 보존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중구청에서 강제 철거를 한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 내용대로 최종 폭파한 현장을 청소하지 않고 산림까지 훼손해 이를 시정하도록 어쩔 수 없이 고발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세트를 복원시켜 관광자원화 할 수 없을까 아쉬워했지만 개인 소유의 토지에 일방적으로 건축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영화의 거리를 만들기 위해선 촬영 전 영화 제작사에 수십 억 원을 보조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미도’ 세트를 복원시켰으면 하는 바람은 일 천만 영화 팬들의 한결같은 소망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인천에서 적지 않은 영화가 촬영되었지만 ‘겨울동화’나 ‘친구’만큼 흥행에 성공해 관광자원이 될 만한 경우는 ‘실미도’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구를 관광도시로 발전시키려면 인천시민인 우리가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눈을 감으면 30 여 년 전, 영화를 누리던 추억속의 거리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교통과 경제의 중심지였던 동인천역 주변, 고풍스런 답동성당, 서울 명동을 연상케 했던 신포동 거리,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와 친구들의 관광 코스의 하나였던 자유공원은 다양한 추억만큼 그 명칭도 맥아더공원 혹은 만국공원으로 불리기도 했다. 대학입시 시절 심신이 피곤할 때나 글을 쓰다가 문맥이 이어지지 않을 땐 홍예문 위를 거닐며 재충전의 기회로 삼곤 했다.

요즘도 가끔 나만의 소중한 꿈과 낭만이 깃든 중구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때마다 안타까운 심정을 감출 수 없다. 행정기관의 이동으로 공동화(空洞化)된 거리가 을씨년스럽기 조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포자기 할 수만은 없다.

중구에는 각종 영화를 촬영한 무대가 널려있어 골목골목이 영화의 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자원을 이용하여 관광용 우편엽서를 제작하여 아름다운 중구를 홍보해야 한다.

세계적인 인천상륙작전을 거론할 적마다 뗄 수 없는 월미도에 각종 문화행사를 유치하여 명실 공히 문화의 거리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며, 개항기 근대 건축물들이 자리 잡고 있는 해안동에 근대역사 박물관을 건립해 근대사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역사의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

청소년 문제가 심각한 요즘, 그들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풍부한 정서를 심어주어 밝은 사회, 희망찬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중구를 역사와 문화의 테마 도시로 발전 계승시켜야 한다.

또한 항구도시답게 세계적인 갑문식 도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도서지역의 관문 역할과 수산물의 유통을 상징하는 연안부두와 월미도 횟집, 그리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차이나타운을 활성화시켜 거대한 중국의 자본과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우려야 한다.

이처럼 볼거리와 먹을거리 상품을 개발해 서울을 비롯한 내국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의 달러를 끌어 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인천시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미래를 향한 주거 신도시 개발과 산업 발전을 위한 경제특구 개발만큼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상품화하는 관광특구 개발도 중요한 사안이다.

또한 지역 상인들은 관광특구의 주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관광객들에게 불쾌감을 안기는 호객행위와 관광지 바가지요금 등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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